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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반환 빗썸 코인 고객이 썼다면…처벌 판단 엇갈렸다

중앙일보

2026.02.09 07:19 2026.02.0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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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오지급 사태가 발생한 빗썸이 9일부터 7일간 수수료 면제 등 조치를 시행한다. 이날 빗썸라운지에 표시된 비트코인 시세. [연합뉴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오지급 사고 이후 회수되지 않은 130억원 규모의 자산에 대한 형사처벌 및 민사소송을 통한 회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빗썸이 지난 6일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잘못 지급한 비트코인은 총 62만 개(약 65조원)다. 이중 1788개는 매도가 이뤄졌고, 그중에서도 125개가량(약 130억원)은 현금으로 인출되거나 다른 암호화폐 매입에 쓰여 되찾지 못했다(7일 기준).

법적으로 보면 민사상으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할 경우 빗썸의 승소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 오지급은 일종의 착오 송금으로 볼 수 있다. 빗썸은 이벤트 당첨금을 2000원~5만원으로 명시했다. 김상균 변호사(법무법인 태율)는 9일 “수천억원 가치의 비트코인은 이벤트 대가가 아닌 게 분명한 만큼 민사상으로 반환해야 하는 돈”이라고 했다.

빗썸 실수로 지급된 비트코인이지만, 이를 받고 현금화했다면 형사 처벌이 이뤄질 수도 있다. 빗썸의 ‘유령 코인’ 사태는 2018년 삼성증권이 우리사주에 주당 1000원을 배당하려다 1000주를 잘못 배당한 ‘유령 주식’ 사건과 닮았다. 삼성증권 주식을 팔아치운 전·현직 삼성증권 직원 7명은 자본시장법, 배임 등 혐의로 집행유예와 벌금형 등이 확정됐다.

박경민 기자
반면 착오로 송금된 비트코인을 처분한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판례도 있다. 2021년 대법원은 잘못 송금된 비트코인 14억원어치를 본인의 다른 계좌로 이체했다 기소된 A씨를 무죄로 판단했다. 예금계좌에 잘못 들어온 돈을 임의로 사용하면 횡령죄가 성립하지만, 암호화폐는 예금과 달리 형법상 재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한상준 변호사(법무법인 대건)는 “암호화폐는 횡령죄에서 의미하는 재물이 아니라는 게 기존의 판례”라면서도 “다만 2021년 대법원 판결 이후 암호화폐의 재산상 가치가 점차 넓게 인정되고 있는 만큼 판단을 다시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횡령이 아닌 배임죄는 성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별다른 이유 없이 타인 자산을 이체받았다면 부당이득이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반환 때까지 이를 보호할 임무가 주어진다. 그런데도 2021년 비트코인 착오 송금 처분에 대해 대법원이 배임죄가 안 된다고 본 이유는 은행 계좌와 달리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비트코인을 받은 사람에게 신뢰 관계에 따른 보관 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김가람 변호사(법무법인 굿플랜)는 “이번 경우는 빗썸과 그 이용자 간의 착오 송금이라 신뢰 관계가 인정돼 이를 임의로 처분한 건 문제 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이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이번 (빗썸) 사태는 가상자산 거래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심각하게 보는 대목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오지급된 비트코인을 인출한 이용자에 대해선 “법률가의 험한 말을 듣고 싶으시냐”고 물은 뒤 “그건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금감원은 현재 빗썸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진행 중이다. 고객자산 관리·보호 실태와 사고 방지를 위한 전산화 시스템, 내부통제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원장은 “점검 과정에서 일부라도 법 위반 소지가 발견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진호.김다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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