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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따른 공소기각과 무죄…정치적 특검의 실패 아닌가

중앙일보

2026.02.0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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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핵심 공소사실이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공소기각 판결이 반복되는 것은 특검 수사의 범위와 기소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어제(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김 여사의 집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예성씨에 대해 일부 무죄와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무죄가 나온 부분은 증거가 부족하고, 나머지 횡령 혐의는 “수사가 김 여사와의 연관성에서 비롯됐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소기각은 단순한 무죄와 다르다. 사건의 실체를 따지기 전에 특검이 이 사건을 기소할 권한이 없다고 본 것이다.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도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국토교통부 서기관에 대해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특검은 양평고속도로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가능성을 갖고 수사를 개시할 수 있었겠지만, 이후 두 사건이 서로 무관하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수사나 기소 권한이 있는 곳으로 사건을 이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특검 수사가 법이 정한 범위를 넘어섰음을 의미한다. 이는 과잉 수사와 별건 수사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수사 과정에서는 양평군 공무원이 자살하는 등 강압 수사 논란까지 벌어지지 않았나.

총선 공천 청탁과 함께 김 여사에게 고가의 그림을 전달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김상민 전 검사에겐 9일 징역 6월과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하지만 그림 로비 부분은 무죄였고, 사업가에게 4200만원의 불법 기부를 받은 것만 유죄로 인정됐다. 물론 이우환 화백의 작품이냐를 놓고 논란이 있었던 그림을 김 여사 오빠가 보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심스러운 면이 있다. 하지만 충분한 증거 없이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없는 일이다. 특검의 증거 수집과 기소 전략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여권의 법안 처리로 곧 2차 종합특검이 시작된다. 특검 수사가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되고 과잉·별건·부실 수사로 이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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