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9일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사퇴 문제로 갈라졌다.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대북송금 의혹 사건 수사 당시 전 쌍방울 김성태 회장 측 변호인단 출신인 전준철 변호사를 특별검사(2차 종합특검)로 추천한 배후에 이 최고위원이 있다는 게 알려지며 파장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한번 대통령께 누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당대표인 저에게 있다”며 “원내지도부가 (추천받은) 사람을 낙점하고 추천하는 방식이었는데 여기에 빈틈이 좀 많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치적 해석과 음모론적 의혹이 제기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변호사는) 윤석열 정권에서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탄압을 받았던 변호사”라고 감쌌다. 비정청래계는 즉각 반발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이 최고위원에게 “전준철 대변인처럼 얘기하면 되느냐”며 소리쳐 장내 분위기가 싸늘해지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 사퇴 문제는 정청래 지도부의 리더십 위기 촉매제가 되고 있다. 8일 저녁 비공개 최고위에서 정 대표가 합당 관련 당원 여론조사를 제안했지만, 비청계 최고위원 3명(강득구·이언주·황명선)이 이 최고위원 문제 등을 들며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혀 무산됐다고 한다. 문정복·이성윤 등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 4명이 찬성 의사를 밝혔지만, 한병도 원내대표가 ‘당원 여론조사까지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쪽에 힘을 실으면서 이날 논의는 10일 열리는 의원총회에 최종 결정을 위임하는 쪽으로 흘러갔다.
10일 열리는 민주당 의총에서는 합당 추진 문제와 함께 이 최고위원 사퇴 문제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당내에서는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공개 비판이 종일 이어졌다. 이건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성윤 최고위원 사퇴”를 주장하며 “갑작스러운 합당 추진 발표, 1인 1표제 중앙위원회 투표 감시 의혹, 2차 특검 후보 추천 등에 대한 논란은 개별 사안이 아니다. 당내 신뢰의 위기, 리더십의 위기”라고 적었다.
하지만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는 자신의 방송에 이 최고위원을 불러 해명을 들은 뒤 “알고 보니 (전 변호사는 특검을) 해도 됐던 인사 같다”고 평가하며 옹호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민주당 친명계를 겨냥해 “진영 전체보다 계파 이익을 앞세우며 권력투쟁을 벌이지 말라”고 페이스북에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