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은 8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이자, 동·하계를 통틀어 한국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이다.
예선 성적은 8위였다. 눈에 띄는 출발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선에서 김상겸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8강에서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1위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를 꺾으며 대회의 흐름을 바꿨다. 이어진 준결승에서는 테르벨 잠피로프(불가리아)를 0.23초 차로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경험이 만든 레이스였다.
결승 상대는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 마지막 순간까지 승부는 갈리지 않았다. 결과는 0.19초 차 패배. 금메달은 놓쳤지만, 김상겸의 이름은 분명하게 시상대 위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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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은 이 종목에서 한국 스노보드의 시작점에 서 있던 선수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남자 평행대회전에 출전했다. 당시 17위. 평창에서는 15위, 베이징에서는 24위에 머물렀다. 늘 도전은 있었지만, 메달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그리고 네 번째 올림픽에서 비로소 결과가 따라왔다.
경기 후 김상겸은 담담했다. “가족과 팀 동료들, 코치진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상호(넥센윈가드)의 이름도 언급했다. 아내 이야기를 꺼내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짧은 한마디에 그동안의 시간이 담겼다.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 소식에 이재명 대통령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네 번째 도전 끝에 이뤄낸 값진 성과”라며 “한국 올림픽 400번째 메달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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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은메달로 한국 스키·스노보드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이상호가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8년 만에 다시 같은 종목에서 메달을 추가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