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는 10일(한국시간) "리버풀의 시즌을 무너뜨리고 있는 건 더 이상 극적인 득점이 아니라, 반복되는 막판 실점"이라고 짚었다. 한때 승부를 끝내던 힘이, 지금은 가장 큰 약점이 됐다는 진단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리버풀은 '끝까지 가는 팀'이었다. BBC에 따르면 리버풀 훈련장에는 경기 막판 승부를 결정지은 장면들이 벽을 채웠다. 개막전 본머스전 88분 결승골, 뉴캐슬 원정 100분 극장골, 아스날전 83분 프리킥, 번리전 95분 페널티킥까지. 개막 5연승, 승점 15점. 리그 선두와 함께 타이틀 방어의 유력 후보로 꼽혔다.
BBC는 "그 시점부터 이미 균열은 시작됐다"라고 전했다. 리버풀은 리드를 잡고도 실점을 허용하는 경기가 반복됐고, 시간이 흐르며 흐름은 완전히 뒤집혔다. 이제는 리버풀이 막판에 당하는 팀이 됐다.
실제 수치는 명확하다. 리버풀은 크리스탈 팰리스,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모두 후반 39분 이후 결승골을 내줬다. 여기에 맨체스터 시티전 추가시간 실점까지 더해 올 시즌 리그에서만 네 차례 '추가시간 결승 실점'을 기록했다. BBC는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기준, 이보다 많은 사례는 없었다"고 전했다.
경기 종료 10분 전 이후(추가시간 포함) 실점은 10골. 번리, 리즈, 뉴캐슬만이 리버풀보다 많다. 그 실점으로 잃은 승점은 8점이다. BBC는 "이 8점만 지켰어도 리버풀은 3위 아스톤 빌라와 동률이었겠지만, 현실은 6위"라고 분석했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문제 인식은 분명하다. BBC에 따르면 주장 버질 반 다이크는 여러 차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팀이 느슨해진다"라고 지적했다. 동료들 역시 집중력 저하와 체력 문제를 언급했다. 원인은 단정하기 어렵지만, 결과는 반복되고 있다는 게 BBC의 시선이다.
아이러니한 대목은 감독 교체의 배경이다. 리버풀은 위르겐 클롭 이후 체력 관리와 선수 보호에 강점이 있는 지도자로 아르네 슬롯을 택했다. 훈련 강도는 낮추고, 선수별 맞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BBC는 "지난 시즌 리버풀이 큰 부상 없이 우승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리버풀은 공격 시 많은 숫자를 박스 안에 투입했고, 이는 역습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었다. 상대들은 의도적으로 롱볼과 빠른 전환을 택했고, 리버풀 선수들은 반복적인 왕복 질주에 시달렸다. 슬롯 감독이 이후 안정적인 운영으로 선회했지만, 대신 초반 득점력은 떨어졌다.
BBC는 "팬들이 원하는 고강도 축구, 선수 보호, 수비 안정, 빠른 선제골 사이에서 리버풀은 균형을 잃고 있다"라고 짚었다. 여기에 부상 누적과 벤치 뎁스 부족까지 겹치며, 후반을 버틸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맨시티전 실점 역시 다른 형태였다. 이번엔 골키퍼 알리송의 판단 미스가 결정적이었다. 반 다이크는 "모든 실점을 하나로 묶을 수는 없지만, 또 막판에 실점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추가시간 결승골을 가장 많이 넣은 팀이다. 47골로 리그 최다. 극적인 순간의 상징 같은 팀이었다. 그러나 BBC는 "지금 리버풀은 정반대의 기록을 쌓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