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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 안정성’ 꺼낸 李…“일자리 질 높이려면 유연성 양보 필요”

중앙일보

2026.02.10 01:25 2026.02.10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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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되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가 부양, 부동산 투기 근절에 이어 고용 유연성을 새로운 화두로 제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고용 안정성이 중요한데, 전체적인 일자리의 질을 높이려면 고용 유연성에 대한 일종의 양보 내지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버티지만 사실은 점점 줄어들고, 아예 신규 고용은 하청을 주거나 비정규직으로 하거나 한다”며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언젠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일 울산 타운홀미팅에서 언급된 울산 지역 조선업의 외국인 고용과 그로 인한 지역 경제 침체를 얘기하던 중 나왔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220만원을 주고 일을 시키면 국내 노동자 일자리는 어떻게 되느냐”며 “국가 역량을 투자해 특정 산업을 성장시키면, 그 성과물도 공평하게 가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5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조선업 등 각 산업의 호황·불황 사이클에 따른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한 번 고용을 하면 불황기에도 (인력을) 끌어안고 있어야 하니, 아예 (정규직을) 안 쓴다”며“비정규직을 쓰고 하청을 주고, 하청업체에선 ‘물량팀’이라는 재하도급을 주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했다.

이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안전성뿐만 아니라 유연성도 같이 가야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산업부와 고용노동부를 향해 사회적 대화를 중재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해고되거나 불황기에 그만두더라도 살길은 있다고 믿기 위해선 결국 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며 “(노동자는) 크게 보고 유연성을 양보하고, 기업 입장에선 유연성을 확보하면 수입이 생기니 일부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해법은 유연성(Flexibility)과 안정성(Security)을 결합하는 덴마크식 유연안정성(Flexicurity) 모델에 가깝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덴마크는 기업이 해고는 쉽게 하되, 실업급여의 기간·금액을 높이고 직업 재교육을 강화하는 정책을 노·사·정 대타협으로 확립해 왔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이 대통령이 수차례 언급해온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 회의에서 “노동 없이 기업 하기 어렵고, 기업 없이 노동이 존립할 수 없다”며 “고용 유연성과 사회안전망 강화에 대한 사회적 대토론·대타협도 언젠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정부에선 문진영 청와대 사회수석이 이끄는 ‘범부처 노동구조개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내부 논의도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5회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재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0일 국무회의에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중단 방안 보고도 이뤄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월 9일까지 계약한 경우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잔금·등기 기간은 4개월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그 이외의 지역은 6개월로 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어 “(전세를 놓은 경우) 임차인이 임대하는 기간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혜택 종료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의무 임대 기간이 지나도 무제한으로 100년이고 1000년이고 중과하지 않는다”며 “적정한 기간을 정하고 그 후엔 일반 주택처럼 똑같이 (중과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구 부총리는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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