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트럼프 변덕 경계…"위협 안 끝났다. 1초도 믿지마"
유럽 각성 촉구…미·중 이중 위기에 유로본드 발행 촉구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유럽에 대한 무역 압박이 끝나지 않았다며 한순간도 방심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공개된 일간 르몽드 등 유럽 매체들과 공동 인터뷰에서 "위기의 정점을 지나면 일종의 안도감이 찾아온다"며 그린란드 위기 이후의 유럽 내 분위기를 경계했다.
앞서 미국은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을 위해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가 돌연 유화적 태도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정점으로 치닫던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은 다소 잠잠해진 분위기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위협과 협박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워싱턴이 물러선다. 그러면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단 1초도 믿지 말라. 매일 제약, 디지털 분야 등에 대한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명백한 공격이 있을 때 우리는 굽신거리거나 타협점을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몇 달 동안 이 전략을 시도해왔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는 전략적으로 유럽의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한 예로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미국에 대한 새로운 의존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자강론과 유럽 우선주의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 유럽은 혼란스러운 세계 속에서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무역 측면에서 중국발 쓰나미와 미국발 초단기적 불안정성이라는 이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에 맞서 유럽이 연대해 힘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안보와 방위, 생태적 전환 기술, 인공지능 및 양자 기술이라는 세 분야에서 싸워야 한다"며 "유럽연합(EU)이 향후 3∼5년 이내에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이 분야에서 중국, 미국에 완전히 밀려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들 분야에 대한 유럽의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이 투자가 내수 시장을 보호하되 분열시키지 않으려면, 국가별로 분산해서는 안 된다. 공동 투자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선 EU 공동채권(유로본드)을 발행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는 달러의 헤게모니에 도전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EU는 미국과 중국에 비해 부채 수준이 낮다"면서 "기술 투자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이런 부채 능력을 활용하지 않는 건 심각한 실책"이라고 덧붙였다.
EU 내에선 유로본드 발행안이 꾸준히 거론되지만, 독일, 네덜란드 등 소위 '재정 보수국'들은 부채를 많이 쌓은 나라의 책임까지 떠안는 건 불공정하다며 이 안에 반대하고 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12일 브뤼셀에 모여 EU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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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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