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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고용 유연성 높이되, 사회 안전망 늘려야”

중앙일보

2026.02.1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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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되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가 부양, 부동산 투기 근절에 이어 고용 유연성을 새로운 화두로 제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고용 안정성이 중요한데, 전체적인 일자리의 질을 높이려면 고용 유연성에 대한 일종의 양보 내지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버티지만 사실은 점점 줄어들고, 아예 신규 고용은 하청을 주거나 비정규직으로 하거나 한다”며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언젠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일 울산 타운홀미팅에서 언급된 울산 지역 조선업의 외국인 고용과 그로 인한 지역 경제 침체를 얘기하던 중 나왔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220만원을 주고 일을 시키면 국내 노동자 일자리는 어떻게 되느냐”며 “국가 역량을 투자해 특정 산업을 성장시키면, 그 성과물도 공평하게 가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조선업 등 각 산업의 호황·불황 사이클에 따른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한 번 고용을 하면 불황기에도 (인력을) 끌어안고 있어야 하니, 아예 (정규직을) 안 쓴다”며“비정규직을 쓰고 하청을 주고, 하청업체에선 ‘물량팀’이라는 재하도급을 주는 비정상적인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했다.

이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안전성뿐만 아니라 유연성도 같이 가야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산업부와 고용노동부를 향해 사회적 대화를 중재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해고되거나 불황기에 그만두더라도 살길은 있다고 믿기 위해선 결국 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며 “(노동자는) 크게 보고 유연성을 양보하고, 기업 입장에선 유연성을 확보하면 수입이 생기니 일부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해법은 유연성과 안정성을 결합하는 덴마크식 유연안정성(Flexicurity) 모델에 가깝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덴마크는 기업이 해고는 쉽게 하되, 실업급여의 기간·금액을 높이고 직업 재교육을 강화하는 정책을 노·사·정 대타협으로 확립해 왔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이 대통령이 수차례 언급해온 구상이다. 최근 정부에선 문진영 청와대 사회수석이 이끄는 ‘범부처 노동구조개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내부 논의도 시작했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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