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되, 잔금·등기를 위한 기간을 4~6개월까지 더 주기로 했다. 다주택자 양도세가 중과되면 조정 대상 지역 내 다주택자는 6∼45%인 양도세 기본 세율에 주택 보유 수에 따라 20~30%포인트가 세율에 가산된다. 또 현재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에 대해서는 최장 2년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주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양도세 중과 보완 방안을 보고했다.
〈중앙일보 2월 2일자 5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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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5월 9일 이전 계약 건에 한해 강남·서초·송파·용산구는 4개월, 그 외 토지거래허가구역은 6개월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해당 기간 내 잔금·등기를 완료하면 중과 유예를 받을 수 있다. 구 부총리는 “강남 3구와 용산구는 3개월 기간을 주려고 했는데, 일반적으로 토허구역은 허가를 받은 날부터 (실거주까지) 4개월이 걸린다는 국민들 의견이 있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또 토허구역 내 세입자를 낀 다주택자가 처분하는 집을 사는 매수자의 경우 해당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이 끝나기 전까지 최장 2년간 실거주 의무를 유예받을 수 있다. 현재는 토허구역 내 집을 매수하려면 매수자에게 곧바로 실거주 의무가 생기는데, 임대차 계약 종료 이후 매수자가 입주해도 괜찮다는 의미다. 구 부총리는 “이 경우 이 매수자는 무주택자여야 한다”고 했다. 해당 주택에서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추가로 2년 더 거주하는 건 불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주중 시행령을 개정해 오는 12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다주택자 매물이 대부분 세입자가 있는 상황에서 토허제로 매물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며 “이번 조치로 전세 낀 매물 거래가 가능해져 시장이 다소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차기간을 최대 2년으로 보장해 세입자를 보호하되, 갭 투자(전세 낀 매수)는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고심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도 “강남권의 경우 보유세 등 세금 중과에 대한 부담으로 다주택자뿐 아니라 고령 1주택자의 매물도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잔금 기간은 유예돼도 5월 9일까지 계약을 해야 돼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오면서 집값도 일부 하락 조정될 것”이라며 “실수요자는 상반기가 내 집 마련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