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한국시간)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피겨 왕자' 차준환(26)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차준환은 이날 경기에서 구성요소를 모두 깔끔하게 소화했다. 2023년 월드 팀 트로피에서 받은 개인 최고점(101.33점)에는 모자랐지만 올 시즌 개인 최고점인 92.72점을 받았다. 6위에 오른 차준환은 이틀 뒤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 나서게 됐다.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108.16점으로 1위에 올랐고, 가기야마 유마(일본)가 103.07점으로 뒤를 이었다. 말리닌은 또다시 백플립을 시도해 성공했다.
차준환은 쇼트 곡 ‘레인 인 유어 블랙 아이즈’에 맞춰 첫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깔끔하게 성공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무난하게 소화했다. 이후 과제들도 착실하게 수행했다.
무엇보다 사흘 전 단체전에서 실수했던 트리플 악셀을 이번엔 소화해냈다. q(쿼터 랜딩) 판정을 받긴 했으나 아예 뛰지 못해 0점을 받았던 실수를 만회했다. 당시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라던 자신의 말처럼 흘륭하게 이겨냈다.
경기 뒤 만난 차준환은 "정말 단체전에서의 실수는 그저 컨디션 문제였던 거 같다. (부츠 문제로)제대로 훈련하게 된 지 오랜 시간이 되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밀도 있게 훈련했다. 그렇기에 오늘 하고 싶은 스케이팅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을 다했다. 모든 걸 다 주고 나왔다고 확신할 수 있다. 점수는 조금 아쉬운 것 같은데 이번 밀라노 올림픽을 생각하면서 가장 마음 속에 새겼던 것들, 최선을 다하고 즐기는 것을 다 해내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정말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 특히 쇼트 프로그램은 나의 내면, 선수로서의 모습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의 모습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모든 걸 다 내던지고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싱글 최고 순위(5위)에 올랐던 그는 세 번째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도약하려 했다. 차준환은 "이번 올림픽에 오기 전에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자신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만족한 연기로는 스텝 시퀀스를 평했다. 레벨3를 받으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팬들의 호응은 정말 뜨거웠다. 차준환은 "관중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순간이었던 거 같아서 감사하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마지막 무대를 남긴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을 준비한 만큼 잘 해낼 수 있어서 기뻤다. 실수 여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저 내가 준비해온 것들을 실수가 있어도 좋으니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에게 한 마디를 부탁하자 "수고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