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남부 리오네그로주에서 수술 도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환자 관찰 의무를 소홀히 한 마취과 의사가 4세 어린이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현지 매체 페르필, 인포바에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오네그로주 법원은 2024년 7월 수술 중 남아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마취과 의사 마우리시오 하비에르 아텐시오 크라우세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7년 6개월간 의료행위를 금지했다.
이 사건은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의료사고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기저질환이 없던 네 살 아이가 저위험군으로 분류된 횡격막 탈장 수술을 받기 위해 걸어서 병원에 들어갔다가 의료 과실로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사망하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에밀리오 스타들레르 판사는 피고가 수술 중 환자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할 의무를 어겼고, 기본적인 의료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사망한 아이는 발렌틴 메르카도 톨레도(당시 4세)로, 그는 2024년 7월 11일 리오네그로주의 한 사립병원에서 수술을 받다가 심각한 산소 부족으로 뇌 손상을 입었다.
횡격막 탈장은 즉각적인 생명 위협을 주거나 일상생활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는 아니었고, 수술 역시 응급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병원은 부모에게 “조기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한 사실이 재판에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는 수술 중 휴대전화를 사용했으며, 혈압과 산소포화도 등 핵심 생체 징후를 10분 넘게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또 충전기를 찾겠다며 수술실을 비우면서 다른 의료진에게 환자를 인계하지도 않았다. 그 사이 아이는 심각한 저산소 상태에 빠졌고 결국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이 발생했다.
담당 검사는 이러한 결과가 의학적 미숙함과 중대한 부주의, 마취 기본 절차 위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검사는 최종 변론에서 “모니터나 환자만 바라보고 있었어도 상황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는 수술 중 심정지를 겪은 뒤 뇌사 상태에 빠졌지만, 병원은 부모에게 “일시적인 서맥(심박수 저하)이 있었다”는 수준의 설명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는 이후 중환자실에서 각종 장비에 의존한 아이의 모습을 보고서야 상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진술했다.
사건의 중요한 전환점이 아이 어머니가 직장 제출용 진단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서류에 ‘뇌사’라는 표현이 적힌 것을 발견했고, 이후 행정 직원이 이를 수정했으나 부모는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모는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아이가 회복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수술 엿새 뒤 열린 의료진 회의에서 회복이 불가능한 뇌사 상태라는 점이 공식적으로 파악됐다.
또한 위기 당시 다른 마취과 의사 3명과 소아외과 의사 1명이 긴급 호출됐지만, 이미 치명적인 손상이 발생한 이후였던 사실도 조사에서 밝혀졌다. 피해자 부모는 이런 경과 역시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