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차준환(25, 서울시청)이 흔들림 없는 연기로 프리스케이팅 무대를 열었다. 점수는 시즌 최고점. 결과는 상위권 유지.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차준환은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0.08점, 예술점수(PCS) 42.64점을 합쳐 92.72점을 기록했다. 전체 6위. 상위 24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무난히 확보했다.
이번 점수는 개인 통산 최고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 시즌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점수다. 안정에 방점을 찍은 선택이 결과로 이어졌다.
차준환은 전체 15번째로 링크에 올라 배경 음악 '레인 인 유어 블랙 아이즈(Rain in your black eyes)'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 쿼드러플 살코를 깔끔하게 성공하며 기본점 9.70점에 GOE 3.19점을 더했다.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은 최고 난도인 레벨4.
아쉬움은 있었다. 10% 가산점이 붙는 연기 후반부 트리플 악셀에서 착지가 다소 흔들리며 GOE 0.57점을 잃었다. 팀 이벤트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실수 이후 이어진 과제라는 점에서 완벽하다고 보긴 어려웠다. 다만 큰 감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체인지 풋 싯 스핀(레벨4), 스텝 시퀀스(레벨3),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까지 큰 흔들림 없이 마무리했다. 전체 구성에서 ‘안정’이라는 키워드가 분명히 읽혔다.
이번 대회는 차준환의 세 번째 올림픽이다. 2018 평창 대회 15위, 2022 베이징 대회 5위에 이어 다시 한 번 최고 성적 경신에 도전한다. 한국 남자 피겨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적은 아직 없다. 이번 대회는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기회다.
올 시즌 차준환은 부츠 문제로 발목 상태가 완전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올림픽에서는 점프 구성을 조정했다. 쇼트프로그램의 4회전 점프는 1개, 프리스케이팅 역시 2개로 줄였다. 위험 부담을 줄이고 완성도를 택한 선택이다.
함께 출전한 김현겸(고려대)은 TES 37.92점, PCS 32.38점, 감점 1점으로 총점 69.30점을 기록했다. 29명 중 26위로 프리스케이팅 진출에는 실패했다.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경험을 쌓는 데 의미를 둬야 했다.
한편 쇼트프로그램 선두는 일리야 말리닌(미국)이 차지했다. 가기야마 유마(일본), 아담 샤오 힘 파(프랑스)가 그 뒤를 이었다.
메달의 색은 이제 프리스케이팅에서 결정된다.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은 오는 14일 열린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