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영국 핵시설 해체현장에 투입됐다.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영국 원자력 시설 해체 당국 산하 공기업 ‘세라필드’는 최근 스팟이 핵시설 해체 현장을 돌아다니며 작업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2019년 상용화된 스팟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위험 현장에 들어가 데이터 수집과 원격 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스팟이 360도 영상 촬영과 3D 라이다(LiDAR) 스캐닝을 통해 현장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관리자는 실시간으로 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원격으로 현장 상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스팟은 방사선 물질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방사선 특성화’ 작업 뿐 아니라, 최근 시설 내 방사선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료 채취’ 시험 작업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모두 기존엔 사람이 직접 해야하는 작업이었다.
특히 스팟은 사람과 달리 오랜 시간 현장에 머무를 수 있어 해체 작업 속도도 빨라졌다. 여기에 ‘개인 보호장비(PPE)’ 사용이 줄어 작업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세라필드 측은 “사람이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고품질 실시간 데이터 확보를 통해 의사결정 속도가 개선되고, 기복없이 반복적이고 일관된 검사 수행이 가능해지면서 운영 효율성도 향상됐다”고 밝혔다.
현재 스팟은 영국 외에도 한국 포스코, 호주 천연가스 생산업체 우드사이드 에너지, 글로벌 식품 기업 카길 등에서 감지·검사·순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2022년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해체 작업에 투입됐다. 페데리코 비첸티니 보스턴다이내믹스 제품안전 부문 총괄은 “스팟은 전 세계 다양한 산업 현장에 배치돼 있다”며 “설비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해 고객의 재무적 손실을 예방하는 등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19년 CEO 취임 이후 7년 만이다. 30여년간 로봇 업계에 종사한 전문 엔지니어인 플레이터 CEO는 스팟을 비롯해 물류로봇 ‘스트레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등을 시장에 선보이는 데 기여했다. 후임 CEO를 선임하기 전까진 아만다 맥마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시 CEO를 맡는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플레이터 CEO는 글로벌 로봇 산업의 아이콘이며,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작은 연구개발 실험실에서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리더로 변화시켰다”며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겠지만, 마땅히 누려야 할 휴식을 즐겁게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