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공모주 대박' 현혹해 110억 가로챈 투자사기 조직[영상]

중앙일보

2026.02.10 17:5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상장이 확정된 공모주를 공모가보다 저렴하게 배정해주겠다고 속여 110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투자사기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사기와 범죄단체조직,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총책인 40대 남성 A씨 등 7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A씨 등 22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증권사와 투자회사 직원을 사칭해 저가에 배정해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315명에게서 111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공모주 정보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40~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많았으며, 피해 금액은 1인당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사기 조직의 메신저를 이용한 접근 내용.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이들은 불법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대주주 물량’이나 ‘전환사채(CB) 물량’ 등을 확보했다”며 상장 예정 공모주를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처럼 속였다. 이후 피해자들에게 대포계좌로 투자금을 입금받고 투자회사 발행 문서인 것처럼 조작한 ‘증거금 확약보증서’를 보내 안심시켰다. 이어 실제로 공모주 상장 시점이 다가오면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범죄 조직도. 그래픽 경기북부경찰청

조직원들은 가명과 대포폰을 사용하고 유령 계정과 다중 접속 프로그램, 암호화 메신저 등을 활용해 경찰 수사망을 피해 왔다. 조사결과 하부 조직원들은 편취 금액의 일부를 수당으로 받았으며, 많게는 6억원가량의 범죄 수익을 챙기기도 했다. 일부는 고가의 수입차와 명품을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했다. 범죄 수익으로 마약류를 매수·투약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이 투자사기 조직에게서 압수한 현금.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이들은 투자자를 직접 속이는 ‘투자사기 조직’과 범죄 수익을 세탁하는 ‘자금세탁 조직’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투자사기 조직은 총책 아래 지사 형태의 영업팀을 두고 ‘대표’, ‘본부장’, ‘과장’ 등 직책을 나눠 피해자를 관리했다. 자금세탁 조직은 대포통장을 받아 피해금을 분산 이체하거나 가상화폐와 상품권 등으로 전환해 현금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죄 조직의 직급별 역할 및 범행 수법. 그래픽 경기북부경찰청

경찰은 지난해 11월 수사 단서를 확보한 뒤 전국 경찰서에 접수된 유사 사건 약 300건을 병합해 수사를 진행, 지난달 말까지 총책을 포함한 조직원 73명을 검거했다. 압수 수색을 통해 수억 원 상당의 현금을 압수했으며, 범죄 수익 약 30억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을 통해 여죄와 공범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며 “해외로 도주한 조직원들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통해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전익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