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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중에서도 더 열악…여성 장애인, 아플 때 진료 못 받는 비율 남성 2배

중앙일보

2026.02.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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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휠체어를 탄 시민이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다. 뉴스1
절반 가까이는 "내 건강 나쁘다" 평가, 아플 때 진료를 못 받는 비율은 남성의 두 배. 장애인 중에서도 더 열악한 여성 장애인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 중 일부다.

국립재활원은 11일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21년)에 참여한 여성 장애인 1469명의 건강 정보를 분석한 통계 자료집을 첫 공개했다. 그동안 여성 장애인 건강을 별도로 다룬 자료는 매우 부족했다. 이에 따라 정책 마련을 위한 현황 파악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매년 시행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장애 등록 정보를 결합한 통합 데이터를 새로 구축하면서 여성 장애인의 건강 상황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통계집에 따르면 여성 장애인은 비장애 여성, 남성 장애인보다 더 많은 건강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건강 수준을 물었을 때 '나쁨·매우 나쁨'으로 답한 비율이 47.2%로 남성 장애인(34%)보다 훨씬 높았다. 건강 관련 삶의 질(EQ-5D) 지수도 여성 장애인이 남성보다 뚜렷하게 낮았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유병률(2021년 기준)도 남성보다 여성에게 높게 나왔다.

최근 1년간 병·의원 진료가 필요할 때 받지 못한 적 있다(미충족 의료)는 비율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여성 장애인이 17.3%로 남성(8.6%)의 두 배에 달했다. 비장애 여성(9.7%)과 비교해도 크게 높았다. 아파도 제대로 진료를 못 받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시각(22.7%)·정신(21.7%) 장애를 가진 여성들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컸다.
남녀 장애인의 미충족의료 경험률 비교. 자료 국립재활원
여성 장애인의 미충족 의료 사유로는 '경제적 이유'가 제일 많았다. '시간 없음' 비율이 최다인 비장애 여성과 구분되는 지점이다. 또한 거리·교통을 이유로 꼽은 비율이 비장애 여성의 6배를 넘었다. 진료 비용도, 이동에 드는 노력도 부담스럽다는 의미다.

이보람 국립재활원 장애인건강사업과장은 "여성 장애인은 소득 등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데다 가정 내 돌봄까지 맡는 경우가 많아 '이중 부담'에 노출돼 본인 건강을 잘 챙기지 못 하는 편"이라면서 "고령화로 혼자 사는 이도 많아지면서 전반적인 건강 상황이 좋지 않게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상 속 건강 생활 실천은 저조했다. 여성 장애인이 평소 유산소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비율(2017년)은 4명 중 1명(23.9%)에 그쳤다. 비장애인 여성(41.5%), 장애인 남성(34.7%)에 못 미친다. 근력운동 실천율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보람 과장은 "여성 장애인에 특화한 건강 프로그램이 출산 지원 등으로 제한적인 측면이 있다. 만성질환 관리, 부인과 치료 등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통계를 근거로 삼아 여성 장애인 건강권 향상을 위한 정책 등에 활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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