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검거해 국내로 송환한 범죄자들의 범죄 수익을 환수하는 절차가 시작됐다. 11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67명의 범죄 수익 14억7720만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이란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에 피의자들이 범죄 수익을 빼돌리지 못하게 미리 묶어 두는 일종의 ‘형사적 가압류’ 절차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해당 재산은 어떤 처분도 할 수 없고, 확정판결 후에 환수된다.
경찰이 캄보디아에서 송환해 온 범죄 피의자는 총 73명이다. 이 중 서울경찰청 피싱수사대가 수사하고 있는 인질 강도 피의자 1명과 경남 창원 중부경찰서가 수사하는 단순 사기 피의자 1명은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이 가능한 범죄가 아니라 대상에서 빠졌다. 또 부산경찰청 반부패수대가 맡은 사기 사건 피의자 3명과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도박 사건 피의자 1명은 범죄로 취득한 범죄 수익이 확인되지 않아 역시 보전 신청 대상에서 제외했다.
경찰은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의 범죄 수익 환수를 위해 7개 시·도청 범죄 수익전담수사팀 소속 수사관 29명을 투입했다. 금융정보분석원·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국세청 등 관련 기관에게 피의자 재산과 관련한 자료 총 193건을 받고, 562개 계좌 거래 명세를 확보해 환수할 범죄 수익 규모를 정했다.
예약 부도 사기에 연루된 피의자 49명을 수사 중인 부산청 반부패수사대는 28개 금융사의 484개 계좌를 분석해 피의자들이 보유한 암호화폐·부동산 등을 5억7460만원을 보전 신청했다. 17명의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피의자를 수사 중인 충남청 형사기동대의 보전 신청 금액도 5억6240만원에 달했다. 서울청 형사기동대는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와 별도로 국내에서 인출책으로 활동한 공범 2명을 검거해 737만원을 추가 보전 신청하기도 했다.
다만 송환자 대부분은 범죄 수익을 현지에서 현금으로 받아 생활비로 썼고, 국내 보유 재산이 적어 실제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이 이뤄진 액수는 2억4830만원에 그쳤다. 이에 경찰은 나머지 범죄 수익금 12억2890만원은 장래예금채권(피의자 명의 계좌에 미래 입금될 금액에 대한 채권)으로 설정해 보전 신청했다. 향후 피의자 계좌로 돈이 들어오면 바로 환수 절차 개시가 가능하도록 조처한 것이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보이스피싱·로맨스 스캠 등 사기 범죄로부터 절대 이익을 얻을 수 없도록, 범죄자가 범죄행위로 얻은 재산에 대해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박탈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