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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도 하지 말라"…올림픽 빙판 위 '노로바이러스' 경보령

중앙일보

2026.02.10 19:00 2026.02.1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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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의 복병은 상대팀도 부상도 판정도 아닌 노로바이러스였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 이야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핀란드 선수단에서 노로바이러스 사례가 확인되자 5일(현지시간) 예정됐던 캐나다와의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를 오는 12일로 연기했다. 스위스 선수단에서도 1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걸렸다고 한다.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예선 A조 핀란드-스위스전이 열린 10일 핀란드 선수들이 3-1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처럼 선수촌 내 노로바이러스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각국 선수단에 비상이 걸렸다. 선제적 손 씻기, 엄격한 식사 지침이 하달되는가 하면 선수들이 서로 악수를 자제하기도 하는 등 개인위생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CNN은 10일 미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 영양사를 인용해 "위생 전략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수시로 손을 씻고, 증상이 보이면 의료진과 즉시 연락하라는 주문이 미 전체 선수단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밖에 물건 표면 소독, 물병 같은 개인 물품 공유 금지, 식품 안전수칙 준수 등이 대응 원칙으로 제시됐다.


해당 경계령은 핀란드 선수단의 집단 격리 사태에서 본격화했다. 핀란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앞서 3일 노로바이러스 증상으로 23명 선수 중 13명이 격리됐다. 훈련에도 스케이터 8명과 골리 2명만 나올 정도로 전력이 줄어 경기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1명의 감염 사례가 확인된 스위스 대표팀의 경우 팀 전체가 하룻밤을 격리 상태로 보내면서 개막식을 건너뛰는 등 예방 조치를 취했다.


전문가들은 음식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뉴욕 사우스브루클린 헬스의 에드윈 존슨 임상영양서비스 디렉터는 CNN에 "선수들에게 음식은 단순한 연료가 아니라 안전 변수인 만큼 음식 조달은 거대한 물류 작전"이라며 "모험보다 익숙함을 황금률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수돗물도 웬만하면 마시지 말고, 소셜미디어(SNS)에 올릴 법한 길거리 음식 역시 금물이라는 것이다.


노로바이러스가 밀집된 환경에서 쉽게 퍼진다는 점 때문에 접촉 최소화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스웨덴 크로스컨트리 대표팀은 소집된 선수들을 호텔에 모은 뒤 봉쇄에 들어갔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온 선수들은 48시간 동안 각자 방에서 생활하며 증상 여부를 확인했고, 출입은 팀 관계자와 호텔 직원으로 제한됐다. 로이터통신은 10일 "이런 신중한 접근 방식에 힘입어 스웨덴 여자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지금까지 수여된 6개의 메달 중 5개를 휩쓸었다"고 평가했다.


캐나다는 선수촌 식당에서 공용으로 놓인 드레싱·양념 병을 만질 땐 위생 장갑을 착용하라고 선수단에 권고했다. 독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경기 후 악수하지 말자고 상대팀과 합의했다. 실제 7일 일본과 경기에서 양팀은 경기를 마치고 서로 접촉 없이 관중에게 인사만 했다.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스프린트 클래식이 열린 10일(현지시간) 금메달을 딴 린 스반(가운데)과 은메달 조나 순들링(왼쪽), 동메달 마야 달크비스트(오른쪽) 등 스웨덴 선수들이 시상식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IOC는 집단발병이라는 표현에 조심스럽다. CNN은 "공통 노출로 인해 두 명 이상의 유사한 질병이 발생하는 게 미 당국이 정의한 집단발병"이라면서 "그럼에도 IOC는 집단발병으로 규정하는 걸 거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회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소극적 입장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의미다.





이근평([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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