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로베르토 데 제르비(47) 감독이 결국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팀을 떠나는 과정은 조용했지만, 마지막 장면은 강렬하게 남았다. 이강인(25, PSG)의 득점이 그의 마르세유 감독 경력에서 마지막 실점으로 기록됐다.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는 11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결별했다고 밝혔다. 구단주와 회장, 단장, 감독까지 모두 참여한 내부 논의 끝에 내려진 결정이었다. 구단은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시즌 막판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판단"이라며 지난 시즌 준우승을 이끈 공로에 감사를 전했다.
표면적으로는 갈등이 원인이 아니었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데 제르비 감독과 경영진, 선수단 사이의 관계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다만 그는 현 상황에서 물러나는 것이 팀을 위한 길이라고 판단했고, 구단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데 제르비 감독은 공격적인 전술 철학으로 이름을 알린 지도자다.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6위와 구단 역사상 첫 유럽대항전 진출을 만들어냈다. 강한 개성과 분명한 축구 철학은 장점이자 한계로도 평가받는다. 실제로 브라이튼과도 계약을 조기 종료했고, 이후 협상 과정에서 전권을 요구하다가 다른 빅클럽과의 논의가 틀어진 사례도 있었다.
마르세유에서도 장기 동행은 이어지지 않았다. 이미 한 차례 사퇴설이 돌았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탈락 이후 분위기가 급격히 식었다. 당시 팀 훈련 불참 소식까지 전해지며 결별설이 확산됐지만, 데 제르비 감독은 공개적으로 이를 부인하며 잔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전환점은 최근 경기들이었다. 파리FC와의 무승부로 반등에 실패한 데 이어, PSG와 '르 클라시크'에서 0-5 대패를 당했다. 특히 후반 29분, 기대득점(xG) 0.04에 불과했던 상황에서 터진 이강인의 솔로골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끊어냈다. 그 장면이 데 제르비 체제의 마지막 실점으로 남았다.
프랑스 'RMC 스포츠'는 데 제르비 감독이 최근 결과와 선수단 반응에 큰 실망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점검하고 팀 내부의 신뢰를 확인하려 했지만,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그는 더 이상 팀을 이끌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마르세유는 당분간 임시 체제로 시즌을 이어갈 예정이다. 자크 아바르도나도 코치와 로맹 페리에 2군 감독이 후보로 거론된다. 한편 데 제르비 감독은 차기 행선지로 토트넘 홋스퍼와 연결되고 있다. 잉글랜드 무대 복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되는 분위기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