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해 3월 경남 산청 산불로 진화대원 4명이 숨지고 5명이 중화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해 경남도 산림과 공무원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송치하자 경남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재철 경남도 환경산림국장은 11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산불 70%가 진화된 상태여서 산림청과 산청군청 등과 회의를 통해 진화대원을 투입했다”며 “산불을 끄려고 애쓴 공무원을 처벌하면 앞으로 진화대원 투입을 자제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경남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산불 대응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는 “당시 3시간 동안 산불지휘권이 5차례 바뀔 정도로 급박했고, 유관기관 상황판단 회의를 거쳐 지상 진화대원 투입을 결정했다”며 “초동 대응과 산불 진화를 완료하려면 지상 진화 인력 투입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극적 진화로 산불이 퍼지면 진화가 늦어지고,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경남도, 산림청, 소방서 등 관계 공무원 1만2343명은 경찰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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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처벌보다 제도 개선”…경찰 “위험 파악 못한 공무원 잘못 커”
경남도는 공무원 처벌보다 재난 대응 체계 개선과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남도 관계자는 “현재의 장비와 기술로는 산불 진행 방향과 확산 정도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며 “재난 대응 시스템을 개선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산불 진화 업무를 재난활동으로 규정해 형사 처벌 및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군인, 경찰, 소방 공무원의 경우 재난 현장 활동과 관련해 일부 법 적용 예외가 인정되고 있다.
앞서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 지상 진화반 감독자(4급) A씨와 반장(5급) B씨, 실무자(6급) C씨 등 경남도 공무원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A씨 등이 산불 당시 기상 상황과 산불 확산 여부, 진입로를 포함한 현장 여건 등 위험 요소를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채 진화대원들을 위험 지역에 배치했다고 판단했다. 또 지휘본부와 진화대원 간 통신체계를 원활히 구축하지 않아 위험 요소 전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실제 사망한 진화대를 인솔한 창녕군 공무원은 고립 상황에서 지휘소가 아닌, 자신들을 현장에 안내해준 산청산림조합 담당자에게 연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진화대원 배치 전 위험 요소와 안전수칙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고, 진화대원의 장비와 안전 장구 점검도 미흡했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