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에서 태어나 고향에 남은 저소득 자녀들 사이에서 ‘가난의 대물림’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으로 작성한 ‘지역 간 인구 이동과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의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은 강화되고 있다.
대물림 정도를 측정하는 소득백분위 기울기를 세대별로 구분하면 70년대생이 0.11, 80년대생이 0.32로 자녀에서 대물림 정도가 심해지는 양상이다. 자산백분위 기울기도 70년대생 0.28, 80년대생 0.42로 가팔라졌다. 소득·자산백분위 기울기는 부모의 소득·자산백분위 순위 상승에 따른 자녀의 소득 및 자산 백분위 순위의 평균적인 상승 폭을 의미하는 지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자녀가 부모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경우 교육환경, 직장 등 경제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함께 변화한다. 또한 경제력이 개선되고 세대 간 대물림을 완화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이주로 인한 자녀 세대의 소득계층 상승효과는 출생지와 이주지에 따라 크게 다르게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수도권 권역 내에서 이주했을 때 저소득층 자녀를 중심으로 계층 상향 등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반면 비수도권 출생 자녀들은 수도권으로 이주하면 경제력 개선이 크게 되지만, 광역 권역 내부에서 이주했을 때는 그 효과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출생·거주지역과 맞물려 경제력 대물림이 심화되는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비례선발제’ 등 비수도권 저소득층 학생의 이동성 강화를 돕는 정책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은 관계자는 “거점도시 중심의 지역 성장은 비수도권 내에서 지역 간 이동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세대 간 대물림을 완화하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행정구역 통합 및 광역권 거버넌스 개편도 거점도시의 위상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