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해 미국 증시 투자에서 약 43조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거품론 속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된 4분기에도 빅테크 중심의 공격적 포지션을 유지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보고서를 통해 2025년 12월 31일 기준 미국 상장주식 561개 종목을 보유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전 분기(552개)보다 9개 늘어난 규모다.
보유 주식 수는 8억8843만주로 전 분기 대비 3.36% 증가했고, 평가액은 1350억7000만달러(약 196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056억7000만달러)보다 294억달러(27.82%) 증가한 수치로, 원화 기준 약 42조8000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한 셈이다. 직전 분기 대비로도 62억9000만달러(4.8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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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애플·일라이릴리 평가액 급증
4분기 동안 평가액 증가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알파벳이다. 9월 말 53억9000만달러에서 12월 말 71억6000만달러로 33% 급증했다. 보유 주식 수는 3%대 증가에 그쳤지만 주가 상승이 평가액 확대를 견인했다.
애플 평가액도 75억7000만달러에서 82억1000만달러로 8.45% 늘었고, 일라이릴리는 12억1000만달러에서 17억4000만달러로 42.9% 증가했다. 마이크론 역시 4억7000만달러에서 8억7000만달러로 84.9% 뛰었다.
브로드컴, 메타 등은 보유 주식 수가 3% 안팎 늘었고, 팔란티어는 6.9% 증가했다. 반면 테슬라는 568만주에서 567만주로 0.2% 감소했고, 인텔도 995만주에서 971만주로 2.3%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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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나이키 등 일부 매각…에스티로더·레딧은 대폭 확대
국민연금은 4분기 들어 포트폴리오 재조정에도 나섰다. 로블록스(-46.6%),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14.3%), 앱러빈(-15.5%), 나이키(-9.9%), 부킹홀딩스(-9.7%), 월트디즈니(-6.9%) 등은 보유 비중을 축소했다.
반면 에스티로더는 4826주에서 40만3817주로 대폭 늘렸고, 레딧·달러트리·울타뷰티·나테라 등도 보유 주식 수를 크게 확대했다.
신규 편입 종목으로는 스포티파이(54만4640주, 평가액 약 3억2000만달러)와 로켓랩(64만3174주, 약 4500만달러)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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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에너지 비중 확대
방산주 가운데 록히드마틴은 61만8000주, 제너럴다이내믹스는 73만9000주로 각각 27.1%, 25.5% 증가했다. 쉐브론과 엑손모빌 보유 주식도 각각 10.6%, 1.2% 늘었다.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내 비중 1위는 엔비디아(6.9%·93억4000만달러)였다. 이어 애플(6.1%·82억1000만달러), 알파벳(5.3%·71억6000만달러), 아마존(3.4%·45억8000만달러) 순이었다.
AI 관련 기술주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종목을 교체하는 전술적 운용이 병행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