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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모 불량하니 감점, 탈락시켜”…‘입시 조작’ 의혹 교장 ‘무죄’

중앙일보

2026.02.10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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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특성화 고등학교 입시에서 ‘용모 불량’ 등을 이유로 들며 지원자의 점수를 깎도록 하고, 일부 합격자를 정원 미달 학과로 배치했다는 의혹을 받은 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교장이 입시를 조작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점수 재검토 과정에서 점수가 바뀐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방혜미 판사는 11일 업무방해, 공전자기록위작·행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당 고등학교 교장 한모(5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교장과 함께 기소된 학교 대외협력부장 박모(65)씨에게도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들은 서울 성북구에 있는 한 특성화 고교에 재직 중이던 지난 2020년 11월, 2021학년도 신입생을 뽑는 과정에서 입학 평가위원들에게 특정 지원자의 점수를 임의로 조정해 학교의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입학전형 심사 회의실에서 위원들에게 “특정 학생의 용모가 불량하니 자기소개서 점수를 감점하라”거나 “비인기 학과 정원을 채워야 하니 인기 학과 합격자의 점수를 조정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해서 입시 결과를 조작한 것이라고 봤다.

결국 해당 학생은 최종 불합격했고, 또 다른 2명은 인기 학과였던 1지망 학과 대신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학과에 합격했다. 이후 2022년 경찰이 내부 고발을 접수하며 수사를 시작했다. 앞선 재판 과정에서 한씨와 박씨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평가위원이나 입시 담당 교사에게 특정 학생의 불합격이나 점수 변경을 지시한 사실 자체가 없고, 설령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해도 의견 표명에 불과해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날 방 판사는 “피고인들이 특정 학생의 점수 변경을 지시하거나 모 교사에게 사실과 다른 허위의 점수를 입력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구체적으로 “합격자를 배치한 이후 교사들은 미달 학과의 인원을 채우는 것을 공동의 목표로 해 점수를 재검토하는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의 의견이 교사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 판사는 “결국 평가위원의 합의로 진행한 자기소개서 재검토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점수를 변경한 것일 뿐, 피고인으로 인해 점수가 변경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날 교장 측 법률대리인은 “당초부터 무리한 고발로 인한 사건”이라며 “무죄 판결로 정의를 찾은 것이 다행”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임성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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