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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 날린 뒤 배현진 소환…"정치재판소 된 野윤리위" 왜

중앙일보

2026.02.11 00:19 2026.02.1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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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한계의 ‘윤리위원회 대전’이 확전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의 갈등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으로 끝나지 않고,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9일)→보수 유튜버 고성국씨 탈당 권유(10일)→친한계 배현진 의원 윤리위 소환(11일) 등 계파 간 물고 물리는 윤리위 징계 도미노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윤리위가 정치 영역까지 집어삼키며 정치 재판소로 변질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는 11일 배현진 의원을 소환해 징계를 논의했다. 배 의원은 윤리위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내리면 서울시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시당 공천권 심사를 일제히 중단시키고 조직을 해산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저를 정치적 단두대에 세워서 징계할 수 있으나 민심을 징계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당내에선 배 의원이 제명을 당한 한 전 대표, 김 전 최고위원과 마찬가지로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배 의원 징계 논의는 주류 측에 선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이 “(서울시당위원장인 배 의원이) 한 전 대표 제명 반대 성명을 주도하는 등 여론을 왜곡했다”는 취지로 제소하며 시작됐다. 중앙윤리위는 장동혁 대표가 임명한 윤민우 가천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일각에선 서울시당을 이끌고 있는 배 의원이 6·3 지방선거 공천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윤리위가 실제 징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배 의원이 소환되기 전날 심야에는 국민의힘 서울시당윤리위(위원장 김경진)가 “전두환·노태우·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 고성국씨에 대해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윤리위는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부정함으로써 국민적 갈등을 첨예하게 조장했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탈당 권유는 10일 내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제명이 확정된다. 제명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중징계다. 앞서 친한계 의원 10명은 지난달 30일 고씨에 대한 징계안을 서울시당윤리위에 접수했다.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한밤 중 기습 징계를 당한 고씨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11일 자신의 유튜브에서 “자격이 없는 윤리위원장이 평당원의 소명권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결정이라 승복할 수 없다”며 “즉시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했다. 고씨가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 윤리위원장은 배 의원이 임명한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한 전 대표 제명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현직 원외 당협위원장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었다. 고씨가 중앙윤리위에 이의신청을 하면 중앙윤리위는 징계 건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

계파 갈등이 윤리위 징계 대전으로 옮겨 붙는 양상을 보이자 당내에선 “서로 정치 생명을 끊기 위해 윤리위를 악용하고 있다”(영남 중진 의원)는 우려가 나왔다. 지도부는 중앙윤리위를 통해, 친한계는 서울시당윤리위를 통해 정적 제거를 위한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구심이다.


정당 스스로 자정 작용을 위해 만든 윤리위가 정치 재판소로 변질된 이유는 뭘까. 당 안팎에선 중재의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장 대표가 지난해 8월 당권을 잡았지만 여전히 리더십이 확고하지 않은 데다 한 전 대표 등 친한계 또한 소수 세력에 그치면서 갈등을 중재할 수 있는 ‘원톱 리더십’이 부재한 결과라는 것이다. 더욱이 3선 이상 중진이나 당의 원로들까지 장·한 갈등에 개입하는 대신 관망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1일 오후 전남 나주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고착화된 ‘검사·판사 리더십’도 윤리위 의존 경향을 심화시켰다는 시각도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 이후 검사 출신 한동훈 전 대표에 이어 판사 출신 장동혁 대표까지 법률가 출신이 당권을 차지하면서 정치적 사안을 유·무죄로 치환해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정치 문화가 착근됐다는 것이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정치 문제를 윤리위가 아닌 정치적으로 풀어내는 게 정치”라며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갈 문제를 법적 잣대로 해결하려다 보니 오히려 갈등만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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