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배우 박정민이 '5분 전 공연 취소'라는 초유의 사태에 고개를 숙였다. 평소 SNS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회사 계정을 빌려 장문의 사과글을 남기는 정성을 보였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박정민이 주연을 맡은 뮤지컬 '라이프 오브 파이'의 공연이 시작 5분 전 돌연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당초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하기로 했으나, 제작사는 불과 5분을 남기고 관객들에게 취소를 통보했다. 결정적인 취소 사유는 '기술적 결함'이었고, 긴급 공지를 통해 "예매 관객 전원에게 결제 금액의 110%를 환불하겠다. 순차적으로 개별 문자 안내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연을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당일 현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110% 환불 조치를 알렸다.
그러나 이 추운 겨울날, 각자 소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서 공연을 보기 위해 기다리던 관객들에겐 날벼락이나 다름 없었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아무리 기술적 결함이라고 해도, 공연 5분 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무례했다"는 게 중론이었고, '110% 환불 조치만 해주면 된다'라는 듯한 제작사의 무성의한 태도를 꼬집는 비판 댓글이 많았다. 제작사가 왜 공연까지 취소하게 됐는지, 관객들의 눈높이에서 자세한 설명이 없었다는 점도 계속 지적됐다.
이로 인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티켓 환불이 문제가 아니다", "공연 보려고 연차까지 쓰고 왔는데 이게 뭐냐" 등 분노가 폭발하는 지경이 이르렀다.
다소 안일하게 대처한 제작사 '라이프 오브 파이' 프로덕션 측은 11일 "공연 취소와 관련해 공연장을 찾아 주신 관객 여러분께 공연 취소로 인해 불편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매 공연마다 무대 각 파트별로 사전 점검 및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월 10일 어제 공연 최종 점검 시 조명 기기 오류를 확인하였고, 지속적인 복구 작업에도 원인불명의 오작동이 발생되었습니다. 동선에 영향을 주는 조명 장비의 기술적 오류였기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공연 취소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공연 시간이 임박해 발생한 기기 문제로 인해 객석 입장 지연 및 취소 관련 안내 시점이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 2월 10일 어제부터 오늘 11일 오전까지 어이진 기술 점검, 테스트를 통해 해당 조명 기기가 정상화되었음을 안내 드립니다. 프로덕션 모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공연 취소에 따른 환불과 재공연을 안내드린다"라며 사과 및 재공연을 발표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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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지막으로 사태 진화에 나선 것은 박정민이다.
박정민은 지난해 연말 영화 시상식에서 화사와의 무대로 '여심 스틸러'에 등극했고, 이날 개봉한 '휴민트'에서는 신세경과 멜로 호흡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데뷔 이래 최고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뜻하지 않은 잡음과 구설수가 불거졌고, 게다가 박정민의 잘못이 아니기에 정확한 상황 설명이 필요했다.
개인 SNS가 없는 박정민은 회사의 계정을 빌렸고, 우선 사과부터 건넸다. 그는 "먼저 어제 저녁 공연에 찾아와주신 모든 관객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죄송 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일부 조명기에 문제가 생겨 관람에 큰 불편함을 드릴 것이라는 판단에 제작사 측에서 취소를 결정했던 것 같습니다"라며 "퍼펫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퍼펫티어들의 안전상 이유도 있었던 것 같고요. 하지만 그 어떤 이유도 관객분들이 받으셨을 그 순간의 충격을 달래드릴 수 없는 저희의 불찰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처 열리지 않은 극장 문을 등지고 발걸음을 돌리셨을 관객분들의 그 허탈함을 생각하면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내어주신 그 귀한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소중한 마음들은 그 어떤 것으로도 갚을 수 없는 빚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과 인사가 늦었습니다. 사과를 드리기 전에 충분할 수는 없더라도 제작사 측과 최대한 대안을 꾸려놓고 말씀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안 없는 사과는 되레 무책임한 행동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기도 했고요. 제작사 측에 특별 회차 편성에 대한 의견을 드렸고, 제작사도 기꺼이 받아들여 주셨습니다. 다만 극장과 공연에 관계된 많은 인원, 그리고 어제 발걸음해 주신 관객분들에게 확인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재공연이 모든 분의 허탈함을 채워드릴 수 없음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정민은 "그간 찾아와주신 많은 관객분 덕분에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오르는 무대라서 많이 떨리고 매 순간 두렵지만 관객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는 걸 느끼고요. 그럼에도 원치 않은 경험을 하게 해드려서 면목이 없습니다"라며 "앞으로 남은 회차 배우와 모든 스태프가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능하시다면 재공연하는 날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팀을 대신하여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며 거듭 사과의 뜻을 드러냈다.
박정민과 제작사가 수차례 사과하고, 환불 및 재공연을 확정한 만큼 '5분 전 공연 취소' 사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