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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도피 홍콩 민주화활동가 부친에 '홍콩판 국보법' 위반 유죄

연합뉴스

2026.02.11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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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보험 해지해 잔금 받으려다 '도피 자금 마련 지원' 혐의 기소 "홍콩서 수배자 가족이 국가안보 범죄로 유죄판결 받은 첫 사례"
해외도피 홍콩 민주화활동가 부친에 '홍콩판 국보법' 위반 유죄
딸 보험 해지해 잔금 받으려다 '도피 자금 마련 지원' 혐의 기소
"홍콩서 수배자 가족이 국가안보 범죄로 유죄판결 받은 첫 사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홍콩에서 영국 국적의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가 홍콩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데 이어 미국으로 도피한 민주활동가의 부친이 홍콩 자체 국보법인 '국가안보수호조례'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1일 로이터·AFP·AP통신과 홍콩프리프레스(HKFP) 등에 따르면 홍콩 법원은 미국에 거주 중인 민주화 운동가 애나 궉(28)의 부친 궉인상(69)이 도주범의 자금을 직간접적으로 처리하려 시도해 국가안보수호조례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는 홍콩에서 수배중인 활동가의 가족이 국가안보 관련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첫 사례라고 HKFP는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중국 본토에서는 반체제 인사의 가족이나 친척까지 연좌제식으로 처벌받곤 하지만 홍콩에서는 곽씨 사건이 처음"이라며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이 정치 사건에 중국 본토식 규범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궉씨는 딸 애나가 두 살때 가입한 보험을 해지해 8만8천홍콩달러(약 1천600만원)의 잔액을 받으려 한 혐의로 지난해 5월 체포됐으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가 이날 유죄가 선고되면서 법정 구속됐다. 양형 선고는 오는 26일로 예정됐다.
궉씨 혐의의 최고 형량은 징역 7년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비교적 경미한 사건을 다뤄 최고 2년 이하 징역형을 선고하는 치안판사법원에서 다뤄져 양형 2년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외신들은 예상했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은 해당 보험료를 부친 궉씨가 내는 등 기술적으로는 애나의 소유가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청림치 수석치안판사 대행은 궉씨가 딸이 수배자라는 사실, 보험금이 법적으로 딸에게 속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며 유죄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애나 궉은 2019년 홍콩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 당시 활동한 민주화 운동가로 2020년 홍콩을 떠나 현재 미국 워싱턴DC에서 비영리 단체인 '홍콩민주주의위원회'(HKDC)의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애나 궉은 홍콩 당국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하고 현상금을 내건 해외 체류 민주진영 인사 34명 중 하나다. 홍콩 경찰은 '외국 세력과 공모'한 혐의로 그를 수배하고 100만 홍콩달러(약 1억8천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애나 궉의 남자 형제도 부친과 같은 혐의로 지난해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정식 명칭이 '홍콩특별행정구 국가안보수호법'인 홍콩국가보안법은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에 놀란 중국이 2020년 국가 차원에서 제정·시행한 것으로, 국가 분열·국가 정권 전복·테러 활동·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홍콩 당국은 2024년 3월 홍콩국가보안법을 보완하는 성격의 자체법인 국가안보수호조례를 제정했다. '홍콩판 국가보안법'으로 불린 이 법은 39가지 안보 범죄를 규정하고 처벌 조항을 마련했다.
애나 곽은 NYT 인터뷰에서 당국이 자신을 잡으려 가족을 쫓고 있다며 "정부는 나의 가치와 사랑하는 이들을 죽이려 한다"고 말했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이번 판결이 정치적 탄압이라고 규탄했다.
국제엠네스티(AI) 홍콩 해외지부의 대변인 조이 시우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국가안보수호조례의 불온한 확대 적용"이라며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외에서 홍콩 문제에 계속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겁박하고 침묵시키기 위해 설계된 위험한 선례"라고 말했다.
일레인 피어슨 휴먼라이츠워치(HRW) 아시아 국장은 "딸의 평화적인 활동으로 그의 아버지를 처벌하는 것은 놀라운 집단 처벌 행위로 잔인하고 악의적인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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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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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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