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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리 덮친 美선수, 악플 폭발하자 "의도한 것 아냐" 사과

중앙일보

2026.02.11 02:01 2026.02.11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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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대표팀 김길리와 미국 선수가 부딪히고 있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김길리와 충돌한 미국 국가대표 커린 스토더드(25)가 개인 SNS를 통해 사과했다.

스토더드는 11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어제 경기력에 관해 팀 동료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나로 인해 영향을 받았을 다른(팀) 선수들에게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일은 의도치 않은 것”이라며 “나 역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지만, 몸 상태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훈련을 통해 원인을 찾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덧붙였다.


스토더드는 지난 10일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12번째 바퀴에서 1위를 달리다가 넘어졌다. 아웃코스로 추격하던 한국의 김길리가 스토더드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정면충돌하며 고꾸라졌다. 한국은 결승행이 가능한 2위 이내가 아닌 3위였던 데다 미국의 고의성 여부도 애매해 어드밴스를 받지 못하고 탈락했다.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대표팀 김길리와 미국 선수가 부딪히고 있다. 김종호 기자
이날 스토더그가 넘어진 게 한 번이 아니었다. 스토더드는 혼성계주 준준결승에서도 넘어졌다. 그땐 김길리가 피하고 지나갔다. 준결승에서 넘어졌을 때는 김길리를 쓰러트렸다. 스토더드는 앞서 열린 여자 500m에서도 미끄러졌다. 전문가들은 스토더드의 무리한 경기 운영, 피겨 스케이팅과 함께 쓰는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의 빙질 원인으로 꼽는다.

악플이 쏟아지자 댓글창을 막은 스토더드. 사진 스토더드 SNS
한국팬들은 경기 직후 스토더드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몰려가 악플 세례를 퍼부었다. 한글로 “걸음마부터 다시 배워라”, “스케이트에 꿀 발랐냐”, “한국인에게 무릎 꿇고 빌어라” 같은 조롱 글을 올렸다. 미국팬들도 영어로도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미끄러지는 선수” 같은 도 넘은 악플 세례를 퍼부였다. 견딜 수 없었는지 스토더드는 SNS 댓글창을 닫았다.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대표팀 김길리와 미국 선수가 부딪히고 있다. 김종호 기자 20260210

하루가 지난 뒤 스토더드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미국 대표팀 동료들에게 사과하면서 김길리에게도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스토더드는 “당분간 소셜미디어를 쉬겠다. 어제 경기와 관련해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런 이야기를 머릿속에 담아두지 않겠다”면서 “계속 응원해주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다짐했다.

스토더드는 유독 올림픽마다 불운을 겪고 있다. 그는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어 불면증에 시달리며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다.

올림픽 쇼트트랙은 종목 특성상 치열한 접촉이 잦아 충돌과 판정 논란이 반복된다. 이런 문제로 때로는 상대 선수나 특정 국가를 향한 과도한 비난이 번지기도 한다.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캐나다 국가대표 킴 부탱이 여자 5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접촉한 뒤 국내 일부 네티즌의 사이버 테러에 시달렸다. 킴 부탱은 최근 인터뷰에서 “당시 일로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밝혔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황대헌과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가 중국팬들로부터 악플 세례를 받은 적이 있다. 서로 자신들은 옳고 상대는 무조건 틀린다는 군중 심리가 SNS 좌표찍기를 통해 증폭됐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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