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린 스토더드(25)가 악플 세례에 소셜 미디어 댓글창을 폐쇄했다. 그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경기 도중 넘어지면서 한국 국가대표 김길리(25)와 충돌하며 댓글 테러의 표적이 됐다.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임종언(고양시청), 황대헌(강원도청)이 출전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 2조 경기에서 3위(2분46초57)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국 한국은 상위 2개 팀 안에 들지 못하면서 결승행 티켓을 얻지 못했고, 파이널B로 향해야 했다. 메달 획득 기회가 날아간 것. 한국은 순위결정전인 파이널B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최종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없는 결승에서는 개최국 이탈리아가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캐나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은메달은 캐나다, 동메달은 벨기에가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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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 2000m 계주는 금메달이 기대되는 종목 중 하나였다. 남여 2명씩 4명이 한 팀을 구성해 여자-남자-여자-남자 순으로 111.11m 링크를 총 18바퀴 돌아 승패를 가린다.
각 선수는 링크를 2바퀴 반, 다음 차례에서는 2바퀴를 돈다. 단 여성 선수가 넘어졌을 땐 다른 여성 선수가, 남성 선수가 넘어졌을 땐 다른 남성 선수가 터치해 레이스를 이어가야 한다.
최민정, 김길리, 임종언, 황대헌으로 꾸려진 대표팀은 준준결승을 가볍게 통과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준결승 레이스 중반 사고가 터졌다. 당시 3위로 달리고 있던 한국은 속도를 높이며 앞서 가던 미국과 캐나다를 맹추격하고 있었지만, 예기치 못한 충돌에 휘말린 것.
가장 앞에 있던 스토더드가 균형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넘어졌다. 뒤따르던 김길리가 이를 피하지 못한 채 정면 충돌했다. 김길리는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지만, 쓰러진 상황에서도 손을 뻗어 최민정과 터치하며 레이스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간격을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김민정 대표팀 코치는 레이스가 끝나자마자 손에 100달러 지폐를 쥐고 심판진에게 달려가 어드밴스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판은 김길리가 3위였다고 판단, 결선 진출권에 해당하는 1·2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구제할 수 없다며 항의 접수 자체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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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으로선 말 그대로 불가항력의 사고로 결승에 오르지도 못하고 탈락한 것. 메달에 도전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자 경기를 지켜보던 한국 팬들은 크게 분노했다.
특히 스토더드는 이날 경기에서만 세 차례, 한국 앞에서 두 차례 넘어졌기에 더욱 비판이 컸다. 그는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뿐만 아니라 같은 종목 준준결승과 여자 500m 개인전 예선에도 중심을 잃고 미끄러졌다. 결국 한국까지 여기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물론 당사자인 스토더드가 가장 마음이 아프겠지만, 효자 종목 쇼트트랙의 메달을 염원했던 한국 팬들의 분노도 엄청났다. 일부 팬들은 그의 소셜 미더어를 찾아가 원색적인 비난 댓글을 쏟아냈다. "한국인에게 무릎 꿇고 빌어라", "스케이트 접어라", "부끄럽지도 않냐", "다른 나라에 피해는 끼치지 마라" 등의 악플과 욕설이 난무했다.
영어 댓글도 적지 않았으나 대부분 한국 팬들이 남긴 것으로 보였다. 이를 의식한 듯 스토더드는 이내 게시글의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그의 최근 게시글들은 모두 댓글 작성이 막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