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가 담긴 옛글로 너희를 가르치고자 노래처럼 부를 수 있도록 운율을 맞춰놓았으니 많이 보고 많이 들어라. 오늘을 보려면 옛것을 거울삼아야 한다. 옛것이 없이는 지금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증광현문(增廣賢文)』의 서문에 해당하는 제1장 구절이다. 『논어』의 온고이지신(溫古而知新)보다도 더 강하게 옛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시대의 흐름이 지나치게 빠른 데다 인공지능(AI) 덕에 옛것이 없이도 기발한 오늘을 만들다 보니 아예 옛것을 무시하는 경향마저 있다.
자연과 인간만 살던 지구에 언제부터인가 제3자로서 AI가 끼어들더니 이제는 AI가 인류의 통제를 벗어나 독자적 지위를 가지려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AI의 도움을 반기기보다는 인류의 주체 상실을 염려해야 할 판이다. 특히 인류를 꼭 닮아가는 ‘인간형 AI’는 인류가 반려동물을 끔찍이 사랑한다는 점을 눈치라도 챈 듯 인류의 측은지심까지 자극하며 사랑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무고불성금’의 마음으로 공자가 남긴 옛말을 한 구절 음미해 보려 한다. “처음으로 순장용 인형을 만든 사람은 그 죄로 후손이 없을 것이다. 사람과 모습을 닮게 만들어 죽이는 용도로 사용했으니.” 공자는 순장용 인형을 만드는 것 마저도 사람으로서 차마 못 할 짓으로 여겼는데, 이제 인류의 측은지심까지 자극하며 사랑까지 바라는 저 인간형 AI를 어떻게 죽일 수 있겠는가. 수억 배 더 강한 능력에다 인간적 정감까지 갖춰가는 AI 앞에서 과연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무고불성금의 마음으로 옛날을 돌아보며 조금 덜 편리해도 좋으니 더 이상의 AI 진화를 금지하는 국제협약이라도 체결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