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시장에 한파가 찾아왔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청년층 고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취업 시장을 떠받쳐 온 고령층 일자리마저 추운 날씨로 위축됐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 여파로 연구개발과 과학, 법률·회계 등 전문직 고용마저 얼어붙는 분위기다.
국가데이터처가 11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798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8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마이너스(-5만2000명)를 기록한 2024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고용 부진이 이어진 제조업과 건설업은 감소 폭이 줄었지만, 일자리를 견인해온 서비스업은 되레 주춤했다.
서비스업 중에서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한 게 눈길을 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5만6000명 줄어든 데 이어 1월에도 9만8000명 감소했다.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월별 기준 최대 감소 폭이다. 이 업종 취업자는 4년 넘게 꾸준히 증가하다가 지난해 10월 감소(-2000명)로 방향을 튼 뒤 최근 감소 폭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여기에는 연구개발과 과학, 건축, 각종 전문 서비스업이 포함되며, 법률·회계·세무·의료 등 전문직도 속한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전문 서비스 영역에서 신입이 해야 할 일을 AI가 대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해당 영역에서) 채용이 둔화한 것 아닌가 추정한다”고 말했다. AI의 확산에 따라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 신규 인력 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태웅 재정경제부 인력정책과장은 “AI의 영향은 업종별, 계층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여부를) 현 단계에서 일률적으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 고용 한파가 계속됐다. 1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7만5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3.6%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하락해 1월 기준으론 2021년(41.1%)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해 월별 20만~40만명대로 늘며 고용시장을 이끌어 온 고령층 일자리도 위축됐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14만1000명 늘었는데 이는 2021년 1월(-1만5000명)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작다. 한파로 노인 일자리 사업 재개가 지연되면서 일부 고령층이 실업자나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영향이다.
구직도 취업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78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명(4.1%) 증가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1월 기준 가장 많다. 특히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46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1%(3만5000명) 증가했다. 그 결과 1월 실업자 수는 121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만800명(11.8%) 증가했다. 계엄 사태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실업률은 4.1%로 두 달 연속 4%대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6.8%로 전년 대비 0.8%포인트나 뛰었다. 채용 시장이 수시·경력직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청년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찾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태웅 과장은 “청년층 고용을 높이기 위해 AI 현장 실무 인력 양성, 비수도권 취업 근속장려금 등 맞춤형 대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