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수능에도 입성한 AI…내년 모평부터 영어지문 출제 맡긴다

중앙일보

2026.02.11 07:2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내년 6월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에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영어 지문을 도입하겠다고 11일 교육부가 밝혔다. 영어에 AI를 시범 운영한 뒤 국어·수학 등 다른 영역에 확대하는 한편, 성과가 확인되면 본 수능 출제 전반에도 AI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출제 기간 단축, 문항 완성도 향상을 통해 난이도 예측, 사교육 유사 문항 검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보안 문제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날 교육부는 ‘수능의 안정적 출제 난이도를 위한 체계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출제·검토 전 과정을 조사한 뒤 마련한 대책이다. 지난해 11월 치른 수능 영어의 1등급 비율은 3.11%에 그쳐,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난이도 조절 실패를 두고 수험생과 학부모의 원성이 쏟아지면서 결국 평가원장이 사임했지만, 수능 체제 전반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상태다.

수능 영어 1등급 비율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부는 ‘불영어’ ‘용암영어’의 주된 원인을 타 영역과 달리 출제 과정에서 많은 문항을 교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어는 애초 준비한 문항 총 45개 중 19개(42.2%)가 교체됐지만 국어는 1개, 수학은 4개에 그쳤다. 신진용 대입정책과장은 “지나치게 많은 문항이 교체돼 난이도 점검 등 후속 작업에 연쇄적인 차질이 빚어졌다”고 설명했다.

문항 교체는 사교육에 유사한 문항이 있거나, 오류 또는 교육과정에서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을 때 진행된다. 평가원에 따르면 특히 영어는 독창적이면서도 문법적으로나 내용 면에서 완벽한 지문이 필요한데, 이런 지문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고 오류 등 점검 과정도 오래 걸린다.

이런 영어 지문 생성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AI를 활용하겠다는 게 교육부의 구상이다. 도입 초기엔 지문 생성을 활용해 출제 기간을 줄이고, 이후 문항의 난이도를 예측하고 사교육에 유사 문항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에도 AI를 도입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 시스템 개발을 마친 뒤 2028학년도 모의평가(6월·9월)에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이를 담당할 ‘교육평가·출제지원센터’(가칭)도 설립한다. 신진용 과장은 “프로그램 개발 뒤 여러 용도로 활용해 보고 성과가 좋으면 다른 영역(과목)으로도 확대해 본 수능에도 도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에 데이터를 입력·추출하는 과정에서 보안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독자적으로 운영하지 않는 이상 민간 업체와 계약한 뒤 AI를 활용해야 할 텐데, 문항 등에 대한 보안이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송근현 교육부 대학정책관은 “독자적인 보안 체계를 갖춘 폐쇄형 서버 확보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미 사교육에서는 AI를 활용한 문항 개발이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수능 수학 모의 문제를 제공하는 AI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성재영(연세대 4학년)씨는 “논리를 감안하는 수학보다는 지문을 조합하는 영어가 모의 문제를 생성하는 데 더욱 수월할 것”이라며 “다만 AI도 실수할 수 있어 검토 인력은 전보다 많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AI를 활용한 수능 지문이 늘어나면 낯선 내용을 어려워하는 중·하위권 학생의 점수는 더욱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