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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에도 빈손인 영수회담이면 안 된다

중앙일보

2026.02.1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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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한다. 이 대통령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초청해 3자 회동을 하는 것은 지난해 9월에 이어 두 번째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했다. 민주당의 ‘2차 특검’에 반발해 단식에 돌입했던 장 대표는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오찬에 불참했었다. 이후 장 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에서 2차 영수회담을 요청했는데, 청와대가 수용한 모양새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머리를 맞댄다지만 성과를 낼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회동 당시 양당은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이 대통령은 별도로 장 대표와 비공개 영수회담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협의체가 가동돼 협력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번에도 밥 먹고 악수하는 사진만 남기는 회담이 된다면 국민에게 실망감만 안길 것이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논의할 국정 현안은 쌓여 있다. 당장 미국의 관세 재인상과 관련해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처리가 중요하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를 솔직하게 설명하고 여야의 입법 뒷받침 약속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장 대표는 영수회담을 요청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실패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취지에 맞게 이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수도권 부동산 규제나 물가, 일자리 문제 등과 관련해 부작용을 짚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민주당 공천 뇌물 특검 등 ‘3대 특검’ 같은 정치적 쟁점의 절충점도 찾아내기 바란다. 이와 함께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수도권 집중 완화를 내걸고 진행 중인 지자체 통합과 관련한 걸림돌과 향후 과제도 협의돼야 한다.

영수회담에선 여권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검찰 개혁 방안과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 법 왜곡죄 도입 등 국가 사법체계 개편에 대한 국민적 우려도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 또한 야당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합리적 요구는 대국적 견지에서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국민 다수가 원하는 분권형 개헌 추진도 당연히 진지하게 논의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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