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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 징계, 배현진도 심판대…‘유사 법정’된 국힘 윤리위

중앙일보

2026.02.1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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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와 친한계의 ‘윤리위원회 대전’이 확전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의 갈등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으로 끝나지 않고,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9일)→보수 유튜버 고성국씨 탈당 권유(10일)→친한계 배현진 의원 윤리위 소환(11일) 등 계파 간 물고 물리는 윤리위 징계 도미노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는 11일 배현진 의원을 소환해 징계를 논의했다. 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내리면 서울시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시당 공천권 심사를 일제히 중단시키고 조직을 해산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저를 정치적 단두대에 세워서 징계할 수 있으나 민심을 징계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배 의원 징계 논의는 주류 측에 선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이 “(서울시당위원장인 배 의원이) 한 전 대표 제명 반대 성명을 주도하는 등 여론을 왜곡했다”는 취지로 제소하며 시작됐다. 중앙윤리위는 장동혁 대표가 임명한 윤민우 가천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배 의원이 소환되기 전날 저녁에는 국민의힘 서울시당윤리위(위원장 김경진)가 “전두환·노태우·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 고성국씨에 대해 탈당 권유를 의결했다. 탈당 권유는 10일 내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제명이 확정된다. 앞서 친한계 의원 10명은 지난달 30일 고씨에 대한 징계안을 서울시당윤리위에 접수했다.

기습 징계를 당한 고씨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11일 유튜브에서 “소명권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결정이라 승복할 수 없다”며 “즉시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당윤리위원장은 배 의원이 임명한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한 전 대표 제명 반대 집회에 참석하고,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고씨가 중앙윤리위에 이의신청을 하면 중앙윤리위는 징계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

계파 갈등이 윤리위 징계 대전으로 옮겨 붙는 양상을 보이자 당내에선 “윤리위가 정치 영역까지 집어삼키며 정치 재판소로 변질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남 중진 의원은 “서로 정치 생명을 끊기 위해 윤리위를 악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된 이유로 당내에선 중재의 리더십이 실종됐다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고착화된 ‘검사·판사 리더십’이 윤리위 의존 경향을 심화시켰다는 시각도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 이후 검사 출신 한동훈 전 대표에 이어 판사 출신 장동혁 대표까지 법률가 출신이 당권을 차지하면서 정치적 사안을 유·무죄로 치환해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정치 문화가 착근됐다는 것이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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