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60만원" 등골 브레이커 된 교복… 부모들 '당근' 헤맨다

중앙일보

2026.02.11 12:00 2026.02.11 12:2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지난 5일 경기 과천시 과천시민회관 녹색가게 앞 로비에서 열린 '제29회 알뜰사랑으로 물려입는 교복 행사'에서 학부모들이 기부된 과천시 관내 중·고등학교 교복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올해 경기도 한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김성경(가명·55)씨는 최근 총 55만 5000원 어치 교복을 구입했다. 안내 받은 교복 가격은 동·하복 각 1벌 등 42만2000원. 하지만 위생상 잦은 세탁이 필요한 셔츠와 계절별 생활복까지 추가 구매해야 했다. 지원금 40만원을 초과한 15만5000원은 고스란히 김씨 부담이 됐다.

김씨는 “추가 구입해야 하는 활동복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 당근마켓에 알람을 설정해 두고 자주 들여다 봤지만 구한다는 사람이 많아 중고 구매엔 결국 실패했다”고 말했다.

신입생 교복 구매시 학부모 부담을 덜기 위한 ‘학교주관구매’가 도입된 지 11년이 지났지만 학부모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마다 교복 가격 편차가 크고 각 시·도교육청 지원금만으로는 필요한 품목을 모두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11일 학교알리미를 통해 지난해 전국 중학교의 교복 가격을 확인한 결과 학교 간 격차는 최대 52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재킷과 계절별 상·하의, 체육복 등을 모두 구매해야 하는 경북 A중은 60만8000원이 들었고, 교복 정복 대신 계절별 생활복 상의 2벌만 구매하는 서울 B중은 7만5000만원에 그쳤다.

현행 중·고등학교 교복은 ‘학교주관공동구매’ 방식으로 유통된다. 학교가 경쟁 입찰 등으로 교복 업체와 품목을 선정한 뒤 일괄 구매해 학생에게 제공하는 식이다. 2015년부터 전국 국·공립학교에서 의무 시행하고 있다. 사립학교의 경우 참여 의무는 없지만 교육청의 교복 지원금을 받기 위해 학교주관구매에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경기 한 중학교 신입생 교복 구매 안내 가정통신문. 독자제공

이전에는 대형 교복 브랜드 중심의 개별 구매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업체들 경쟁으로 인한 연예인 광고비 등 마케팅 비용과 대리점 마진이 교복 가격에 더해지면서 학부모 부담이 커진단 불만이 제기됐다. 같은 학교에 다녀도 브랜드에 따라 품질이 달라 학생 사이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따라 학교주관구매가 대안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학부모들은 여전히 교복 구매에 적게는 몇 만원부터 많게는 수 십만 원의 추가금을 지불하고 있다. 학교별로 정해진 구매 품목과 품목별 단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학생 학부모 C씨는 “기본 품목만 거의 50만원이고 자주 빨아야 하는 체육복이나 셔츠를 추가 구입하면 지원금을 제외하고도 22만원 넘게 추가 지출을 했다”며 “10분 거리 바로 옆 학교는 지원금 한도 내에서 필요한 교복을 전부 구매할 수 있다고 들었다. 품질도 큰 차이가 없는데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시·도교육청의 지원도 이뤄지고 있지만 지원 방식이나 금액이 교육청마다 다르고 지원 품목도 제한적이다. 인천, 부산, 세종은 30만원, 경기는 40만원까지 교복 구매를 지원한다. 서울교육청은 총 30만원의 입학지원금(제로페이)을 교복 구입에 활용할 수 있다.

일각에선 도입 11년된 학교주관구매 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학생·학부모의 실질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품목 제한을 완화하는 등 지원 제도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교육당국에서는 교복 가격이 적정한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역 커뮤니티를 통한 중고거래 등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교복 관련 업무는 시도교육청이 담당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시·도 교육청과 인상률 상한을 정하고 담합 등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는 등 교복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람([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