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동계 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선수단을 향해 “당신들은 정치에 대해 함부로 떠들려고(pop off about politics) 이곳에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5일 미국의 스키 대표 선수인 헌터 헤스가 트럼프 행정부의 강압적 이민정책과 관련 “성조기를 달고 뛴다고 해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한 것을 재차 비난한 말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헤스를 “완전한 패배자(Real Loser)”로 지칭하며 “애초에 대표팀 선발전에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 이런 선수를 응원하기는 어렵다”고 자국 대표 선수를 공개 비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올림픽과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관련 질문을 받자 “올림픽 선수들은 정치에 대해 함부로 발언하려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선수들이 정치 무대에 발을 들일 때는 어느 정도 반발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어 “올림픽에 정치가 개입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선수들은 국가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대표단은 이번 올림픽 내내 “정치색을 배제한 올림픽 정신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자국 선수 보호를 위해 현지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파견하면서 올림픽이 열린 밀라노 등지에선 연일 대규모 반대 시위가 열렸다.
특히 올림픽 개막식에서 미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밴스 부통령 부부가 전광판에 비춰지자 관중석에선 일제히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밴스 부통령은 전세계로 생중계된 올림픽에서 공개 야유를 받은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올림픽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3만 명이나 되는 군중 속에 나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이번 상황은)언론이 지나치게 과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에 이어 부통령까지 미국을 대표해 출전한 자국 선수들을 비난하는 반면, 올림픽 스타들의 소신 발언이 이어가고 있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계 스노보드 스타 클로이 김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부모님도 한국에서 온 이민자이기 때문에 이번 일은 확실히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단합하고 서로를 위해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클로이 김은 이어 “미국이 나와 가족에게 준 기회에 감사하며, 국가대표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도 “우리에게는 사랑과 연민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낼 자유 또한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출신으로 중국 국적을 선택해 비난을 받았던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아이링 구도 “이미 십자포화를 맞아본 사람으로서 안타깝다”며 “헤스가 겪고 있는 상황은 ‘이길 수 없는 언론 전쟁’”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정신과 무관한 표제가 대회를 가리고 있어 유감”이라며 정치적 논란이 스포츠의 본질을 흐리는 현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올림픽에서까지 본국의 정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선수들까지)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불러일으킨 감정적 파도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