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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통합 앞두고 안전 역량 향상 박차

중앙일보

2026.02.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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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인천 중구 운북지구에서 열린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 제2 엔진테스트셀(ETC) 준공식에서 유종석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병오년(丙午年) 새해 대한항공은 ‘절대 안전’을 키워드로 전방위적인 투자와 내부 시스템 보완에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만큼 고객 신뢰의 근간이 되는 안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정비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운항승무원의 정기 훈련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통합했다. 항공사 운영 정책은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도입·시행하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등 무형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도 한층 강화했다.

올해 1월에는 항공안전전략실을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변경해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 항공안전전략실은 대한항공의 안전 보안에 대한 전사적 기준을 수립하고 관리·감독하는 조직이다. 다가오는 통합 대한항공 출범에 맞춰 항공사 안전 역량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안전 운항 위해 ‘항공 정비’ 대폭 투자… 운항승무원 교육 프로그램 선제적 통합

대한항공은 최근 항공기 정비와 관련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늘어나는 통합 항공사 기단 규모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인천국제공항에 대규모 정비 격납고 신설을 진행 중이며, 정비를 마친 항공기 엔진 성능을 시험하는 엔진 테스트 셀(Engine Test Cell·ETC)도 증설했다.

대한항공 신규 정비 격납고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활주로 바로 옆에 짓는다. 부지 규모는 6만9299㎡(약 2만1000평)로 축구장 10개와 맞먹는 크기다. 대한항공은 여기에 총 176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2027년 착공, 2029년 말 가동이 목표다. 신규 격납고에서는 중대형 항공기 두 대와 소형 항공기 한 대를 동시에 주기 및 정비할 수 있다. 이곳에서 항공기 중정비 및 개조 물량을 집중 소화함으로써 정비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통합 이후 한진그룹 소속 항공기가 300여 대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비는 운항 안전을 확보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엔진 정비를 위한 핵심 기반 시설도 한 곳 더 늘렸다. 정비한 엔진을 항공기에 장착하기 전 최종 테스트를 진행하는 엔진 테스트 셀이다. 여기에 현재 공사 중인 ‘대한항공 엔진 정비 클러스터(가칭)’까지 완공되면 항공기 엔진 정비의 시작과 끝을 모두 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정비해야 하는 엔진 대수가 대폭 늘어나고, 차세대 엔진 도입으로 종류도 더욱 다양해지는 점을 고려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항공기 운항 부문도 안전한 비행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항공기 운항을 책임지는 운항승무원의 정기 훈련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통합한 것.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부터 같은 교재와 방식으로 각사 운항승무원 교육과 비행 훈련을 진행한다. 운항승무원 정기 훈련 프로그램을 양사 통합에 앞서 표준화한 것은 운항상의 혼란을 줄이고, 통합 항공사 출범 직후에도 이전과 다름없이 편안하고 안전한 항공 여행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년 여에 걸쳐 ▲운항승무원 온라인 교육 시스템 통합 ▲비대면 실시간 교육 시스템 구축 ▲모의비행장치(Full Flight Simulator) 훈련 및 평가 프로그램 표준화 등 크게 3가지 작업을 완료했다. 비상 상황 대처 능력을 기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훈련의 꽃’이라 불리는 모의비행장치 프로그램도 양사가 공동 개발해 실제 훈련에 적용하고 있다.



승객 안전 최우선에 둔 운영 돋보여… “안전 저해시 무관용 원칙 대응”

대한항공은 항공사 운영 정책도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도입·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올해 1월 26일부터 시행한 보조배터리 기내 사용 금지 정책이다. 최근 보조배터리로 인한 기내 화재 발생으로 승객과 승무원들의 안전이 위협받으면서 화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단락 방지 조치를 마친 보조배터리를 항공기에 갖고 타는 것만 가능하고,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륙하는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 안전 운항을 위해 기내에서의 보조배터리 충전·사용은 금지된다.

항공기 운항 안전은 물론 다른 승객과 승무원 안전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승객의 비상구 조작에도 단호히 대처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3년 아시아나항공 비상구 개방 사건으로 승객의 비상구 조작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는데, 해당 행위의 위험성이 대대적으로 알려진 뒤에도 일부 승객의 비상구 조작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보안법 제23조는 승객이 항공기 내에서 출입문·탈출구·기기의 조작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며, 혐의가 인정되면 징역형에 처할 정도로 무겁게 처벌한다. 대한항공은 해당 케이스 발생 시 민·형사상 조치와 향후 탑승 거절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무형 자산 보호도 강화… 통합 앞서 ‘빈틈없는 안전’ 강조

대한항공은 사내 데이터베이스 등 무형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새해 들어 관련 지침을 강화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업무에 활용하는 빈도가 잦아진 상황을 고려해 임직원 대상 ‘AI 활용 규정’을 마련하고 올해 1월 공유했다. 규정은 임직원들이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특히 임직원들이 AI 서비스에 개인정보나 사내 기밀정보를 입력하는 행위를 철저히 금지하며, AI 기술을 활용한 모든 활동의 최종 검토와 책임은 사람에게 있음을 명시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지침을 토대로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AI 활용 문화를 정착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무 수행을 위한 임직원들의 사내 데이터베이스 접근 권한도 기존보다 엄격하게 제한했다. ▲반드시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대상에 대해서만 ▲최소한의 범위로 권한을 부여하는 이른바 ‘최소 권한 원칙’ 하에 데이터베이스 접근 권한을 철저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임직원 필수 교육과 악성 메일 모의 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임직원 개인의 안전·보안 의식을 높이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보안 환경을 구축하고, 사이버 공격의 주요 표적이 되는 원격 네트워크 접속(SSL VPN)은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원칙에 기반을 둔 접근 방식으로 전환했다. 임직원 사내 업무 시스템 로그인은 생체 인증 기반의 다중 요소 인증(MFA) 방식으로 전환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전방에서는 365일 24시간 잠들지 않는 대한항공의 사이버보안관제센터(KE TCC)가 정보 보안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보안 전문 인력이 대한항공 IT 시스템을 대상으로 한 외부 공격이나 보안 취약 특이사항을 사전 탐지해 분석하고 특이사항 발생 시 신속·강력하게 대응한다. 다크웹(Dark Web) 정보 유출 여부도 실시간 모니터링 한다.

대한항공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국제표준화기구 정보보호 관리체계 국제 표준(ISO 27001) 등 다양한 인증으로 정보보호 관리 체계의 우수성을 꾸준히 입증해왔다. 2022년부터 4개년에 걸쳐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정보보호 투자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24년과 2025년에는 정보보호 분야에만 매년 100억 원 이상을 들였다. 이는 국내 항공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투자 규모다. 지난해에는 자사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직위를 부사장에서 부회장으로 격상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 출범에 앞서 안전을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 “안전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이자 존재 이유이고, 모든 경영 활동의 출발점이자 고객 신뢰의 근간”이라며 “절대적인 안전을 위해 임직원 모두 안전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각인해주고, 단순한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일상 속에서 실천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안전’은 항공사가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 가치이며, 업무 수행시 이를 준수한다는 인식은 회사 전반에 걸쳐 공고히 형성돼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11월 12일부터 2주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임직원 2만75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설문’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0.51%p, 응답률 57.7%)에 따르면 ‘우리 회사는 업무 수행 시 안전 기준을 철저히 준수한다’는 항목에 긍정적으로 답한 임직원이 82.5%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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