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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전공불문 AI 기초 6학점 필수, 첨단융합인재 기른다”[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중앙일보

2026.02.11 20:43 2026.02.1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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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걸 서울시립대학교 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전농동 캠퍼스 총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2026.02.09.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
인공지능융합대학 출범 “AI와 도시과학 융합”
비전공 학생 위한 소프트웨어 융합전공 확대
창업팀 215개 지원, 845명 일자리 창출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 ‘최우수’
올해 학부 등록금 동결…“학생 부담 완화”
9일 오후 서울 전농동의 서울시립대 제2공학관에 위치한 ‘서울시립대 반도체 팹(UOS Fab)’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푸른색 방진복으로 무장한 학생 20여명이 바이오기기용 반도체 공정 실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지난해 5월 문 연 반도체연구센터에 조성된 이 공간은 실제 반도체 칩·센서 생산 시설의 클린룸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서울시립대는 도시·교통·행정 등 수도 서울의 각종 정책 현안을 연구하면서 독보적인 역량을 축적해왔다. 이젠 이런 강점을 토대로 인공지능(AI) 시대 첨단산업 등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연구 패러다임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로 취임 4년째를 맞은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은 지난 9일 “AI를 기반으로 도시·환경·행정·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첨단융합인재 양성기관으로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AI 대전환 시대의 대학은 학생들 스스로 판단하고 미래를 설계할 힘을 기르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원 총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3년간 대학 운영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대학 구조와 운영방식을 재설계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서울시립대가 가진 도시과학 분야 강점 위에 AI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교육·연구 체계를 구축해 이를 공립대학의 새로운 모델로 정립하는 데 힘을 쏟았다. 공공성을 지키면서도 다른 대학과 사회에 기준점이 될 만한 대학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서울시립대의 인재 양성 방향은.
“단순히 특정 기술에 능숙한 기능인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학생 스스로가 선택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학문 간 경계를 넘나들며 학업 경로를 입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전공자율선택제와 다전공제도, 모듈형 교육과정 등을 적극 운영 중이다.”
원용걸 서울시립대학교 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전농동 캠퍼스 총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2026.02.09.

-AI교육이 대학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는데.
“AI교육은 더는 특정 학과의 전유물이 아니다. 올해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AI 기초 교과목 6학점 이수를 의무화했다. 비전공 학생을 위한 AI·소프트웨어(SW) 융합전공을 확대해 각자의 전공과 AI 연구를 결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선택지도 다양화했다. 이런 교육을 토대로 졸업생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기술과 사회를 잇는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

-오는 3월 인공지능융합대학이 출범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한 핵심축 역할을 할 것이다. 컴퓨터과학부와 인공지능학과, 첨단융합학부 등 소속 3개 학과의 입학 정원을 지난해 96명에서 올해 128명으로 늘렸다. 첨단분야 연구 역량 확대를 위해 슈퍼컴퓨터 시스템, UOS 반도체 팹 등 인프라도 구축했다. 또 지난해 선정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SW중심대학 사업’ 전담부서인 AI·SW융합교육원과 연계해 교육과정 설계부터 실습·비교과·산학연계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지능융합대학에서 연구하는 AI와 데이터 기술은 도시정책, 교통, 환경 등 기존 서울시립대의 강점인 도시과학 영역을 정밀화·고도화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다.”

-드라마·영화의 배경이 된 아름다운 캠퍼스로 유명하다.
“캠퍼스 내 ‘하늘못’을 좋아한다. 취임 후 주변에 장미정원을 조성해 도심에서도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시민에게도 열려 있는 이 공간은 공립대 캠퍼스가 지향해야 할 개방성, 공공성을 상징하는 장소다. 도시 문제 해결형 교육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입지적 특성과 캠퍼스 환경이 뒷받침됐다. 서울시립대 캠퍼스는 그 자체로 학교의 교육 철학이 구현되는 주요 인프라 중 하나다. 학생들은 이 공간에서 시민과 호흡하며 도시와 기술, 그리고 사회를 함께 이해하는 경험을 쌓고 있다.”


-공립대라는 정체성은 무엇을 뜻하나.
“서울시립대는 서울이라는 도시, 시민의 신뢰에 바탕한다. 때문에 연구 성과가 시민의 삶, 공공 영역으로 확산되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부터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확장하고 있다. 인공지능혁신융합사업단은 지역 기업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AI 역량 강화 교육 등을 제공하는데, 이수자가 955명에 달한다. SW중심대학사업단은 현직 교사로 구성된 AI교육 전문교사단을 운영해 교육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AI교육 콘텐트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라면.
“AI·빅데이터·바이오·로봇 등 융복합 기술 분야 창업을 지원하는 캠퍼스타운 사업단을 통해 지난 4년간 215개 창업팀을 지원했다. 그 결과 매출 318억원, 투자 유치 146억원, 845명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대학이 청년 창업과 지역 문제 해결의 플랫폼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앞으로도 교육과 연구, 창업을 연계해 도시와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여느 대학과 달리 올해 등록금을 동결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상황에서 학생·학부모의 부담을 완화하고자 학부 등록금을 동결했다. 교육의 질 저하나 학생 장학·복지 축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정 운영 효율화와 자체 재정 확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하고 싶은 일은.
“지난 3년은 대학 구조 전반을 손질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 교육부의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서 최우수 등급(S)을 받았고 연구지원체계평가에서도 2년 연속 A등급을 획득했다. 서울시립대가 AI 시대에도 공립대의 책무를 지키며 기술과 사람, 도시와 세계를 잇는 대학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틀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
☞원용걸 총장=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제경제학과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미국 인디애나대 경제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2년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로 부임해 정경대학장, 사회과학연구소장을 지냈다. 2023년 3월 총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국제금융학회장, 한국국제경제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서울총장포럼 회장,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이보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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