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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설탕값 담합한 제당사 철퇴…3곳에 4000억대 과징금 부과

중앙일보

2026.02.1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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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설탕 시장을 과점한 3개 업체가 약 4년간 가격을 담합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4000억원이 넘는 과징금 폭탄을 맞았다. 사업자당 기준 담합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 담합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발하고 있다.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12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이하 제당 3사)에 시정 명령과 함께 총 4083억1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506억8900만원, 삼양사 1302억5100만원, 대한제당 1273억7300만원이다. 제당 3사는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8차례(인상 6차례, 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해 실행했다. 이 행위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들 업체는 설탕 원료 가격이 오르면 원가 상승분을 빨리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공급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해 실행했다. 반대로 국제 원당 가격이 낮아지는 시기에는 하락 폭보다 설탕 가격을 더 적게 낮추고, 시기 또한 지연시키는 방법을 썼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무적으로는 대표급∙본부장급∙영업임원급∙영업팀장급 등 직급별 모임·연락을 통해 가격을 합의했고, 거래처별로 점유율이 높은 제당사가 협상을 하고 이를 공유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당 3사가 담합으로 올린 관련 매출액은 3조2884억원, 과징금 부과 기준율은 15%이다. 이번 사건은 2010년 6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회사에 부과한 과징금 6689억원에 이어 단일 담합 사건으로는 과징금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하지만 업체당 평균 과징금은 1361억원으로 공정위의 담합 제재 사상 최대 규모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부과된 과징금이 담합을 통해 기업들이 얻은 부당이득을 충분히 넘어선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이번 조사에 착수한 건 2024년 3월이다. 제당 3사는 이를 파악하고도 1년 넘게 담합 태세를 유지하고, 조사 정보를 공유하며 공동 대응을 논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사는 2007년에도 담합이 적발된 적이 있어 구조적인 문제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설탕 산업은 수십 년에 걸쳐 사실상 과점 체제가 유지된 이례적인 산업이다. 2024년 내수 판매량을 기준으로 제당 3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약 89%에 달한다. 주 위원장은 “이런 진입장벽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이익을 극대화하려 담합을 한 건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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