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연예인 ‘1인 법인’ 논란에…한매연 “탈세 프레임 아닌 명확한 기준 필요”

중앙일보

2026.02.11 22:1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사진 한매연
차은우·김선호 등 한류 스타들의 ‘1인 법인’ 설립을 둘러싼 탈세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단법인 한국매니지먼트연합(한매연)이 12일 공식 입장을 내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개인 법인을 일률적으로 조세 회피 수단으로 보는 현행 과세 행정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매연은 이날 ‘연예인의 법인 설립과 조세 문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최근 한류 스타들의 법인 설립 문제와 맞물려 조세 회피 의혹이 불거지면서 과세당국과 업계 사이의 시각차가 상당하다”며 “산업 구조 변화를 제도와 행정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연예계에선 1인 기획사를 통한 세금 문제로 논란이 잇따랐다. 김선호는 법인 운영 과정에서 세무 논란이 불거지자 법인 카드를 반납하고 추가 세금을 납부한 뒤 법인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차은우 역시 개인 및 가족 명의 법인을 통한 소득 분산 문제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한매연은 “1990년대 한류가 본격화되며 기획·제작·관리를 아우르는 원스톱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자리 잡았고, K-콘텐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면서 일부 아티스트는 거대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형 개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티스트가 자신의 커리어와 지식재산권(IP), 장기적 브랜드 가치를 직접 관리하기 위해 개인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산업 발전 과정에서 나타난 구조적 변화”라고 주장했다.

현행 과세 행정에 대해서 한매연은 “과세 당국이 개인 법인을 일률적으로 소득세 누진세율 회피를 위한 ‘도관(paper company)’으로 간주하고 광범위한 사후 추징을 반복하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악의적 탈세’가 아니라 ‘명확한 기준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또 “연예인 법인은 단순한 세무용 껍데기가 아니라 멘탈 케어와 장기 커리어 관리, IP 개발, 콘텐트 기획, 계약상 위약금 및 손해배상 책임 부담, 사무실 운영과 매니저 고용 등 실질적 경영 활동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사례에서 행정소송이나 조세심판을 통해 추징 처분이 뒤집히는 점도 예측 가능한 과세 기준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실질과세 원칙’ 준수가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법인이 실제로 용역을 제공하고 독자적 사업 활동을 한다면 문제 될 소지가 적지만, 가족 명의로 법인을 세워 소득을 분산하거나 실체 없이 운영할 경우 탈세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매연은 정부에 ▲개인 법인의 산업적 실체를 인정하는 명확한 과세 가이드라인 마련 ▲법인의 역할과 리스크를 반영한 사전 예측 가능한 과세 기준 수립 ▲단속·추징 중심이 아닌 투명한 운영을 유도하는 제도 개선 ▲K-컬처 경쟁력을 고려한 행정 해석과 정책적 결단 등을 요구했다.

한매연은 “K-컬처는 더 이상 일부 스타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국가 브랜드이자 미래 산업”이라며 “성장을 이끈 구조를 탈세라는 프레임으로만 재단하면 산업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명한 운영을 전제로 산업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재성([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