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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헌재 '기소유예 취소' 법원에 떠넘긴다...민주당, 법안 발의

중앙일보

2026.02.12 00:42 2026.02.1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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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뉴스1
헌법재판소가 맡고 있는 ‘기소유예 처분 취소’ 기능을 법원으로 옮기는 내용의 법안을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했다. 법조계에서는 “귀찮은 일로 꼽히는 권한을 헌재에서 법원으로 떠넘기려는 법안”(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기소유예 처분 취소를 행정소송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대표발의했다. 기소유예란 죄는 인정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해 사건을 재판에 넘기지는 않고 검찰선에서 끝내는 처분이다. 재판을 통해 유죄를 받은 건 아니지만, 검찰은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어서 무죄를 주장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이런 경우 90일 이내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기소유예 처분 취소 청구)을 제기해 검찰의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 가까이는 무인 과자점에서 실수로 1500원짜리 과자를 결제하지 않은 10대에 대해 지난달 헌재가 기소유예 처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에 대해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지난해 2월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재에서 심리 중이다.



김 의원 “헌재 업무 적체…법원에 일원화해야”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김 의원 발의 법안은 이같은 기능을 헌법재판소에서 법원으로 옮기는 내용이다. 개정 법률안은 피의자가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하는 경우 “항고기각 결정을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행정소송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을 신설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헌재의 심판 업무 적체’를 법안 제안 이유로 들었다. 그는 “현행법상 피의자가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혐의를 벗을 수 있는 방법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길밖에 없다”며 “이는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헌재의 심판 업무 적체를 유발한다”고 제안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헌법 해석과 통제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고, 사실관계 확정 및 개별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문제는 일반 법원의 재판 절차로 일원화하는 ‘사법 시스템의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법원에서는 재판소원법의 법사위 처리 직전 발의된 이번 법안 역시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사법부 개편안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4심제가 도입되면 헌재의 업무 과부하가 예상되는데, 그런 상황에서 헌재가 처리하기 부담스러워했던 일을 법원에 넘기는 것”이라고 했다. 헌재가 2020년부터 5년간 처리한 기소유예 처분취소 사건은 총 1191건이다. 같은 기간 헌재가 처리한 사건의 약 8.6%다.




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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