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부처 차원의 조사를 별도로 진행한 결과 국방부는 주성운(육군 대장) 현 지상작전사령관을, 외교부는 계엄 당시 국가안보실에 파견했던 인사 등을 추가로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이 대장(4성 장군)으로 발탁한 주 사령관의 경우 제보를 통해 계엄 연루 의혹이 새롭게 드러났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2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활동 결과와 국방특별수사본부의 수사 상황을 직접 브리핑하면서 "현 지상작전사령관, 당시 1군단장의 계엄 관련 의혹을 식별하여 오늘부로 직무에서 배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 사령관이 어떤 의혹이 있는지에 대해선 "수사하는 과정"이라며 "헌법존중 TF로부터 제보를 받아 분석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위법 행위가 식별돼서 수사를 의뢰하게 됐다"고만 설명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12·3 계엄 당시 육군 제1군단장이었던 윤 사령관은 구삼회(준장) 전 2기갑여단장의 직속상관이었다. 구 준장은 당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으로부터 부정 선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계엄 2수사단' 관련 임무를 받고 경기도 판교의 정보사 예하 특수부대 안가에서 대기 중이었다. 그는 당시 미리 휴가를 쓰고 판교로 이동한 상태였다.
내란특검 수사 과정에서 주 사령관이 구 준장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구 준장을 만류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계엄을 알고도 묵인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방부가 수사 의뢰한 의혹에는 이런 내용들이 포함됐다고 한다.
육사 48기인 주 사령관은 지난해 9월 이재명 정부의 첫 장성 인사에서 대장으로 진급한 인물이다. 당시 현역 대장 7명을 전원 전역시키고 새로 발탁한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달 대통령실에서 직접 삼정검 수치를 수여하기도 했다.
주 사령관은 이날 오전 육군 AH-1S 코브라 헬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순직 조종사들의 영결식에 참석했는데, 그 직후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한다. 국방부는 수사를 통해 관련 의혹이 보다 분명해지면 보직 해임과 징계 절차 등을 밟겠다는 입장이다. 주 사령관은 향후 박정훈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가 이끄는 '내란 전담 수사본부'의 1호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총리실 주관 헌법TF 출범의 발단이 됐던 외교부는 주미 대사관 공문 사태와 관련해 총 2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3명을 징계 의뢰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징계 요구가 1건, 경징계 요구가 이미 조치된 것을 포함해 2건"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소속 외교비서관 등이 대상이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계엄을 선포한 배경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 당선인과 백악관에 설명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대사관에 전달하도록 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외교부는 "당시 국가안보실은 계엄 직후 수차례 대통령의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주요 국가에 발송하도록 외교부에 강압적으로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지시를 받은 외교부 직원들이 이를 제한적으로 이행하거나, 지연하는 것으로 거부했다고 외교부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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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계엄 동원 군 병력 1600명" 자체 조사 결과도 발표
한편, 국방부는 이날 12·3 비상계엄 당시 동원된 군 병력이 총 1600여 명이었다는 자체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국회에 출동한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군 병력이 857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군정보사령부·국군방첩사령부·특전사 소속 656명은 선거관리위원회 과천·관악·수원 시설과 여론조사 꽃 등에 투입됐다. 주요 인사 체포조로는 방첩사·국방부 조사본부 63명, 계엄사령부 구성에는 육군본부·합동참모본부 40여 명이 관여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6개월간 조사 인원 120여 명을 투입해 24개 부대·기관의 장성·영관급 장교 등 860여 명을 조사 또는 수사했다고 밝혔다. 수사 의뢰 등을 통해 114명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수사 인원과 중복해 48명에게는 징계 요구, 75명에 대해서는 경고·주의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35명에 대해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 조치가 이뤄졌고, 이 중에서 29명은 항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