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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장동혁 오찬 불발되자 국회 마비...대미투자법 특위도 표류

중앙일보

2026.02.12 01:19 2026.02.1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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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청와대 오찬이 무산된 12일 국회는 마비됐다.

전날(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이 법원과 야당이 반대해 온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대법관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한 것에 야당이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오찬 시간 1시간 전 “한 손으로 등 뒤에 칼을 숨기고 한 손으론 악수를 청하는 것”라고 항의하며 불참을 통보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국회 본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여야 합의로 처리하기로 했던 비쟁점 법안 일부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자기들 마음인가. 이렇게 맘대로 하면 되냐”며 “국회엔 국민의힘만 있는 게 아니다.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2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4심제 위헌 악법 규탄' 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청래 대표는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설 명절을 앞두고 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국힘의 취소 결정으로 그렇게 못하게 되었다”며 “본회의에서 150여건 민생 법안을 처리하려고 했는데 협의가 잘 안됐나요. 81건을 처리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오후 2시 예정이었던 본회의는 오후 3시 30분으로 밀렸다. 그사이 우원식 국회의장 중재로 여야 원내대표단이 본회의 개회 협상을 이어갔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철회했다. 당초 처리하기로 했던 법안도 81건에서 63건으로 줄었다. 디지털 취약계층의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실시 조항을 추가하는 디지털포용법 개정안, 미성년자 대상 마약류 범죄자의 국가공무원 임용을 금지하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안 등이 빠졌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참석 대신 본회의장 앞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정권 방탄법안 강행처리 규탄한다” “4심제 대법관증원 민주당은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 사이 본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 대다수는 “한복 입기는 정치권의 화합과 국민 통합 의지를 국민 앞에 보여주는 아주 좋은 계기”라는 우 의장 제안에 따라 한복을 입고 왔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민의례하고 있다. 뉴스1

본회의 상정 법안 63건은 모두 가결됐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명예훼손을 금지하는 위안부피해자보호법 개정안, 인천과 부산에 해사국제상사법원을 설치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이다. 또 기업이 중과실로 개인정보를 유출하면 매출액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지역에서 안정적인 필수의료 서비스를 받게 하기 위한 지역필수의료법, 고용보험 적용 기준이 근로시간에서 소득으로변경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도 통과됐다.

본회의 직후 한병도 원내 대표는 “(여야) 합의문에 따르면 대미투자 특위 구성과 12일 본회의 개의하고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고, 어제 법안 81건을 선정했다”면서 “법사위 상황을 이야기하며 잉크가 마르기 전에 합의문이 안 지켜진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설날을 앞두고 민생 회복의 희망을 기다려 온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국민의힘의 비정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어렵사리 여야가 가동에 합의했던 대미투자특별법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이날 닻을 올리자마자 파행했다. 특위는 오전 9시 첫 전체회의를 위원장(김상훈 국민의힘 의원)과 여야 간사(정태호 민주당 의원·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를 선임했다.

박 의원은 “국익을 위해 대승적으로 대미투자특별법 특위 구성에 합의했다”면서 “그런데 어제 법사위에서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 법안들이 강행 통과됐다. 일방적 태도를 이해할 수 없고, 분노하고 규탄한다”고 했다. 이후 공방이 이어지자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회의 파행을 막을 순 없었다.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파행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이견이 있을 순 있지만 국가적으로 중요한 현안이고 명확한 시한이 정해진 특위에서조차 합의한 일정과 절차를 첫날부터 뒤집는다면 그 자체가 국익을 포기하는 행위”라며 야당에 화살을 돌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여야 대립은 이어졌다. 행안위 법안소위에서 민주당은 단독으로 대전충남·광주전남·대구경북 지역 통합특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심사를 마무리한 뒤 의결했다. 야당은 반발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강행처리에 저희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지역 사회에서 강한 역풍을 맞으리란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여야 간 냉각 기류는 남은 2월 임시국회 회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간표대로 차질 없이, 타협 없이 처리하도록 하겠다”(정청래 대표)는 민주당은 야당과 법원이 강력 반대하는 법왜곡죄법, 재판소원법 등도 이달 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성국.이찬규.류효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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