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마포구에 쓰레기 소각장을 새로 짓기로 한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서울고법 행정9-3부(김형배·김무신·김동완 고법판사)는 12일 마포구민 1851명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결정고시 처분 취소 소송’ 선고에서 서울시의 항고를 기각하고 주민들 손을 들어줬다. 이날 방청석에서 선고를 지켜본 주민들은 법정에서 나간 뒤 서로 얼싸안았고, 일부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소송은 서울시가 2023년 8월 하루 1000톤 규모의 새 쓰레기 소각장 부지로 마포구 상암동을 선정해 고시하면서 촉발됐다. 기존 자원회수시설(750톤 규모) 인근에 신규 소각시설을 짓겠다는 결정이었는데, 마포구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이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갈등은 정치적 충돌로도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해당 사업이 “기존 시설을 허물고 새로 짓는 현대화·재정비 사업”이라고 설명하며 박강수 마포구청장을 향해 “정보 전달자 역할에만 충실하라”고 말했다. 이에 박 구청장은“서울시민의 쓰레기를 감내해온 마포구민에 대한 모욕적인 처사”라며 서울시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재판에서는 서울시가 입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과 협의가 적법하게 이뤄졌는가가 쟁점이 됐다. 1심 재판부는 주민들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1월 재판부는 “입지 결정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서울시는 “처분이 위법하더라도 취소할 경우 공공법리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며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이를 기각했다.
서울시는 이날 선고 후 입장을 내고 “수도권 직매립금지 시행에 따른 혼란과 지역 간 갈등이 격화되는 위중한 현실이 반영되지 못한 결과”라며 “상고 여부를 포함한 향후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포구는 “신규 소각장 입지 결정 과정에서 절차 위법성이 재확인됐다”며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