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을 "금융 포식자"로 비판하며 자신도 그의 표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에르메스의 악셀 뒤마 CEO는 1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통화에서 에르메스가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게 경영권을 위협받던 시기 엡스타인이 자신에게 접근을 시도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LVMH는 2010년 10월 주식 스와프 거래를 통해 에르메스 지분 17.1%를 취득했다. 이를 전혀 몰랐던 에르메스는 LVMH가 적대적 인수 시도를 했다며 2012년 소송을 제기했고, LVMH도 맞소송하면서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LVMH는 금융 당국에서 공시 위반 등을 이유로 거액의 과징금까지 부과받자 2014년 에르메스 보유 지분을 처분한다.
이 과정에서 엡스타인이 에르메스 측에 접근했다는 게 뒤마 CEO의 설명이다.
뒤마 CEO는 2013년 3월 에르메스 아틀리에 행사에서 한 차례 엡스타인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참석자 명단에 없었지만 영화 감독 우디 앨런과 그 부인이 있는 그룹에 합류했다고 한다.
뒤마 CEO는 "그 후 그는 세 차례나 나를 만나려 했으나 매번 거절했다"며 "우리는 표적이었던 것 같다. 나는 젊은 CEO였고 우리는 LVMH 인수 사건 한가운데 있었다. 그는 금융 포식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13년 전 일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그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말할 수 없지만 그는 이미 혐오스러운 평판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엡스타인 문서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2013년과 2014년 뒤마 CEO의 비서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내 만남을 요청했다. 뒤마 CEO의 비서는 그러나 사전에 약속해야 한다거나 일정이 매우 바쁘다는 이유로 엡스타인의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엡스타인은 또 자신의 전용기 내장 디자인을 의뢰하겠다며 에르메스에 접촉했으나 역시 거절당했다.
장인 중심의 생산 모델과 초고가 전략으로 명품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에르메스는 지난해 부진했던 다른 명품 그룹들과 달리 매출이 9% 증가한 160억 유로를 기록했다.
에르메스는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활발한 판매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4분기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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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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