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은 이르다. 한국 여자컬링 ‘5G’가 첫 판은 졌지만, 그들의 올림픽은 이제 시작이다.
한국(세계랭킹 3위)은 12일 코르티나 올림픽 컬링 스타디움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여자컬링 1차전에서 미국(10위)에 4-8로 패했다.
김은지(스킵)·김민지(서드)·김수지(세컨드)·설예은(리드)·설예지(얼터)로 구성된 한국은 팀원 5명의 이름과 별명이 모두 ‘지’로 끝나 ‘5G’라 불린다. 설예은 별명은 ‘돼지’ ‘예쁘지’ ‘잘닦지’다.
탐색전을 벌인 1엔드에는 일부러 무득점하고 다음 엔드에 득점을 노리는 ‘블랭크 엔드’ 작전으로 출발했다. 한국은 2엔드에 상대 ㅅ톤을 쳐내며 1점을 따냈다. 큰 원 ‘하우스’ 안의 가장 안쪽의 원이 ‘버튼’인데, 상대 스톤보다 버튼에 가깝게 있는 우리팀 스톤의 개수가 점수가 된다. 한국은 3엔드에 후공이 아닌 선공팀이 득점에 성공하는 ‘스틸’에 성공하며 2-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4엔드에 2실점해 2-2가 됐다. 컬링은 마지막 스톤의 위치가 점수를 결정하기 때문에, 상대보다 뒤에 공격하는 후공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런데도 한국은 6엔드에 후공을 잡고도 1점을 내줬고, 7엔드에 2실점하면서 2-5로 끌려갔다.
8엔드에 김은지가 최종 샷을 하우스 중앙에 넣어 2점을 보태 4-5로 따라 붙었다. 9엔드에 대량 실점 위기를 넘기고 1실점으로 잘 막았다. 4-6으로 돌입한 10엔드에서 김은지가 7번째 스톤으로 더블 테이크아웃을 시도해 2, 3, 4번 스톤을 확보해 동점 내지 역전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 스킵 태비사 피터슨에 절묘한 샷으로 방어했고, 김은지의 최종샷이 빗나갔다. 스코어는 4-8이었지만, 끝까지 아슬아슬한 승부였다.
컬링은 10팀이 서로 한번씩 붙는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예선을 치러, 상위 4팀이 준결승에 진출해 메달색을 가린다. 마지막 7~9차전에 강호 스위스(1위), 스웨덴(4위), 캐나다(2위)와 연달아 맞붙는 만큼, 초반 6경기에서 5승을 거두는 게 1차 목표다. 5승4패를 거둬도 4강행 막차를 노려볼 수 있다.
2018 평창 올림픽 은메달을 따며 “영미~” 열풍을 일으킨 ‘팀 킴’ 이후 8년 만에 메달 도전한다. 4년 전에 “올림픽에 꼭 나가자”며 금목걸이를 맞췄던 5명의 선수들은 그 목걸이를 올림픽 금메달로 바꿔가겠다는 각오다. 이날 우리 선수들이 상대에 끌려가는 대로 미소를 잃지 않고 수차례 외친 팀 구호는 “해브 펀!”. 5G의 즐거운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