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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밖 첫 반도체 연구기지, 한국에 세운 램리서치

중앙일보

2026.02.12 07:01 2026.02.1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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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에선 뒤처지는 게 가장 큰 위험입니다. 다른 기업들이 쫓아와도 더 빠르게 움직이면 앞설 수 있습니다.”

지난 11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팀 아처(사진) 램리서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강조한 키워드는 단연 ‘속도(Velocity)’였다. 램리서치는 반도체 제조의 핵심공정인 식각과 증착 분야에서 세계 최선두 장비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회사 역대 최고치인 206억 달러(약 30조원)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과 오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아처 회장은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큰 수혜를 누리는 기업은 가장 긴밀하게 협력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는 이들”이라며 “속도의 중요성은 혁신부터 생산력 증대, 공급망 개발까지 모든 부문에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램리서치의 경우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공급망을 동시에 가동하며 ‘운영 속도(Operational Velocity)’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 램리서치의 ‘속도전’을 뒷받침할 최적의 전초기지 중 하나다. 램리서치는 2022년 경기도 용인에 최첨단 연구개발 시설인 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KTC)를 만들었는데, 최근 새롭게 ‘벨로시티랩’을 열었다. 신소재와 공정 솔루션을 탐색하는 이 시설을 미국 외에 만든 건 한국이 처음이다. 아처 회장은 “KTC가 5년 내 양산에 들어갈 솔루션을 개발한다면, 벨로시티랩은 5~10년 후에 양산될 획기적인 신기술 유형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벨로시티랩의 핵심 역할은 ‘패스파인딩(Pathfinding, 기술 탐색 과정)’이다. 아처 회장은 “반도체 장비가 양산 라인에 배치되기 전에, 이곳에서 한국 기업들과 함께 새로운 소재나 화학물질, 솔루션 등 여러 아이디어를 내면서 함께 작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처 회장은 한국의 강점으로 ▶오랜 제조 역사를 가진 우수한 기업들 ▶높은 수준의 제조 역량 ▶뛰어난 인재 ▶탄탄한 공급망을 꼽았다.

‘AI 반도체 거품론’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수요는 강력한데 공급이 이를 못 따라가는 구조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아처 회장은 “AI 수요는 앞으로 수년 동안 매우 강력할텐데, 반도체 공장 건설에는 오랜 시간이 걸려 오히려 (반도체 기업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우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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