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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하이브, 255억 지급하라” 민희진 손 들어줬다

중앙일보

2026.02.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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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뉴스1]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현 오케이 레코즈 대표)에게 255억원 상당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민 전 대표가 주주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하지 않았다면서다. 이로써 2024년 4월부터 이어진 양측 간 분쟁과 소송전에서 민 전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소송 기간 중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로 복귀한 데다 그간 민 전 대표가 “뉴진스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온 분쟁의 명분은 약화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부장 남인수)는 12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풋옵션 청구 소송과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낸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에서 모두 민 전 대표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선고 이유를 설명하며 “민희진이 하이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자신이 어도어를 독립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면서도 “이 사실만으로 주주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영옥 기자
풋옵션은 특정 상품을 시장가에 상관없이 특정 시점 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하이브가 지난 2023년 민 전 대표와 체결한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어도어의 직전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금액에서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만큼 받을 수 있다. 민 전 대표는 2024년 7월 하이브가 주주 간 계약해지를 통보한 뒤 그해 11월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해당 대금은 255억원이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계약을 위반했으므로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민 전 대표는 하이브 측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하며 맞소송을 냈다. 이날 1심 판결이 나자 하이브는 “판결문 검토 후 항소 등 향후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주원 기자
이와 별개로 판결은 양측 간의 또 다른 소송 3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이브 측이 신뢰 관계 파탄과 계약 해지의 근거로 지목했던 일련의 사건들을 재판부가 다르게 봤기 때문이다. 표절 의혹 제기는 “정당한 문제 제기로 보인다”고 했고, 음반 밀어내기 폭로에 대해선 “실제 하이브 측의 밀어내기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앞서 하이브의 또 다른 자회사 빌리프랩과 쏘스뮤직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명예훼손 및 이로 인한 손해배상을 각각 20억원, 5억원 청구했다. 하이브도 지난해 12월 뉴진스 멤버 다니엘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하며 원인을 제공한 민 전 대표를 상대로 100억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이른바 ‘뉴진스 맘’을 자처했던 민 전 대표는 이번 풋옵션 선고가 나기 약 2주 전인 지난달 28일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뉴진스 멤버의 가족 때문에 ‘템퍼링(멤버 빼가기) 의혹’ 프레임에 갇혔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하이브와 계약이 파기된 멤버 다니엘과 같은 법무법인을 선임했다가 이를 번복한 일도 있었다. 민 전 대표는 올해 초 자신이 만든 ‘오케이레코즈’를 통해 새로운 보이그룹 데뷔를 예고한 상태다.

이번 판결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 엔터사 관계자는 “재판부는 주주 간 계약의 전제가 되는 신뢰 관계의 파괴를 매우 좁게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렇게 되면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어려운 채 투자를 단행하고, 신뢰 관계 속에서 성공의 과실을 나누는 엔터 산업은 지속 발전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했다.





최민지.최서인(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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