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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대통령 공소취소 운동 나선 민주당 의원이 무려 87명

중앙일보

2026.02.1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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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이 어제 출범했다. ‘대장동 변호인’ 출신인 이건태 의원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의원 87명이 모임에 이름을 올렸다. 친명계 의원 다수가 참여했고,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 희망자도 대거 동참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에 대한 조작 기소는 당장 공소 취소해야 한다”며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정치 검찰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임에 속한 한 의원은 1000만 서명운동도 제안했다.

모임 측은 대장동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이 모두 대통령 당선 후 중지됐지만, 윤석열 정권의 정적 제거 목적에 따른 조작 기소였기 때문에 검찰이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된 공직선거법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에서 공소 취소가 되면 재판은 진행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퇴임하더라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셈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이런 움직임은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헌법상 형사소추와 공소 유지·취소는 행정부 소속인 검찰의 권한이고, 유무죄 판단은 사법부의 몫이다. 그런데 입법부 소속인 의원들이 특정 사안의 공소 취소를 압박하면 소추와 재판 과정에 사실상 개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재판이 끝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정치적인 압박을 가해 공소 취소를 유도하는 것은 사법부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재판할 기회를 없애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니 야당인 국민의힘에서 “입법권으로 사법부를 짓밟는 헌법 파괴 모임”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집권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이런 행태는 한국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에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집권 세력과 의회 다수 정당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얼마든지 기소를 철회시킬 수 있다면 권력층 비리 척결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번에 여권이 무리수를 둘 경우 사법제도 개편의 목적이 ‘이재명 지키기’가 아니냐는 국민적 의구심은 더 커질 것이다. 민주당의 재판중지법 추진에 “정쟁에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했던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분명하게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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