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후계 내정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고 국가정보원이 1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주애가 후계자 수업 중이라는 그간의 정보 판단보다 진전된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방중 당시 주애를 대동하면서 ‘4대 세습’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는데, 실제 공식화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정보위 뒤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지난 공군절 행사와 금수산 궁전 참배 등 주애의 존재감이 계속 부각되는 가운데 일부 시책에 의견을 내는 정황도 포착되는 등 제반 사안을 고려할 때 현재 후계 내정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주애가 현장에 직접 나가서 애로를 듣고 해소하며 시책을 집행하는 의견을 개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역할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현재 내정 단계로 들어가는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과 이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달 중 열릴 것으로 예측되는 9차 노동당 대회와 부대 행사에 주애가 참석할지 여부, 참석한다면 의전 수준과 주애에 대한 상징어 및 설명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특히 당 규약을 개정해 후계 구도를 시사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공군 창설 8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과 함께 참석한 주애는 김정은과 같은 가죽 롱코트를 입고 일정 전반을 수행했다. 선글라스를 낀 채 아버지와 함께 비행을 지켜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올해 1월 1일에는 주애가 북한의 ‘최고 성지’인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처음 동행했다. 특히 북한 매체는 참배 행렬의 맨 앞줄 가장 가운데에 주애가 서고 양옆으로는 김정은과 이설주가 선 구도의 사진을 보도해 의도적으로 주애의 위상을 부각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정원은 또 현재 북한 전투병 1만여 명이 국경 방어를 위해 여전히 쿠르스크에 주둔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중앙일보 2월 11일자 8면). 또 재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건설 공병 부대 1000여 명이 투입 중이라고 파악했다. 지난해 12월 북한에서 돌아온 전투 공병은 1100명인데, 이들 또한 다시 파병될 가능성이 있다고 국정원은 내다봤다.
북한이 무인기 전문 부서를 신설해 무인기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국정원이 처음 밝혔다. 또 무기 지원의 양 자체는 개전 초기에 비해 줄어들었으나, 러시아에 지원한 북한산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탄착 정확도는 높아졌다고 했다.
지난해 9월 김정은의 방중으로 개선되는 듯한 북·중 관계 역시 “관계 회복의 물꼬는 텄으나 탄력은 붙지 않았다”고 국정원은 봤다. 중국이 지난해 10월 경주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미 관계를 관리하기로 기조를 잡은 뒤 북한 밀수 단속을 계속하는 등 대북 제재에 대한 입장 변화도 없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