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사진) 대법원장이 12일 ‘4심제 도입’이라는 평가를 받는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등에 대해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재판소원법과 함께 대법관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증원하는 대법관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면서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 통과에 대해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이 문제는 헌법과 국가 질서의 큰 축을 이루는 문제”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공론화를 통해 충분한 숙의 끝에 이뤄져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 왔다”며 “결과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대법원이 국회와 협의하고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재판소원법 등을 이달 중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소송을 무리하게 지연시켜 경제적 강자에게 유리하고, 헌법 규정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기소유예 처분 취소를 행정소송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대표발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기소유예란 죄는 인정되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해 사건을 재판에 넘기지는 않고 검찰 선에서 끝내는 처분이다. 무죄를 주장해 억울함을 느끼는 당사자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경우 90일 이내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기소유예 처분 취소 청구)을 제기해 검찰의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4심제가 도입되면 헌재의 업무 과부하가 예상되는데, 그에 맞춰 헌재가 처리하기 부담스럽고 귀찮아했던 일을 법원에 떠넘기는 개정안”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