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서울시청)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이후 제기된 '채점 논란'에 입을 열었다.
차준환은 13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관련 질문에 "점수를 확인했을 때 예상보다 낮아 아쉬움이 있었다"며 "기술 점수가 낮았다면 받아들일 수 있었겠지만, 구성 점수가 낮게 나온 부분이 특히 아쉬웠다"고 밝혔다.
그는 "쇼트 프로그램을 마친 뒤 많이 생각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자고 마음먹었다"며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했지만,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쇼트 프로그램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으나 트리플 악셀에서 쿼터 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부족한 경우) 판정을 받았다. 스텝 시퀀스에서도 레벨 3에 그치면서 총점 92.72점을 받아 6위에 올랐다. 3위 프랑스 아당샤오잉파(102.55점)와는 9.83점 차다.
메달을 노리기 위해서는 구성 난도를 높이는 승부수가 필요해 보이지만, 차준환은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존 프로그램 구성을 유지하기로 했다.
차준환은 2025-2026시즌 초반 프리 스케이팅에서 콤비네이션을 포함해 4회전(쿼드러플) 점프 3개를 뛰었으나, 시즌 후반부터는 4회전 단독 점프만 2개를 배치했다.
그는 "3위 선수와 점수 차가 크고, 메달을 따기 위해선 난도를 높이는 방법이 필요해 보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구성 요소를 그대로 펼칠 것"이라며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그랬듯, 이번에도 같은 선택을 하겠다. 연기의 완성도를 더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차준환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 프로그램에서 93.09점을 받아 일본 가기야마 유마(당시 103.81점)에게 9.72점 차로 뒤진 바 있다.
당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혜택이 걸린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다른 메달은 차준환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난도를 높이는 모험을 걸지 않고 준비했던 연기를 선보여 가기야마를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한편 차준환은 일부 쇼트트랙 선수들이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의 얼음이 피겨 종목에 맞춰져 있어서 다소 무르다"고 문제 제기한 데 대해 "피겨 선수들에게도 약간 무른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기가 많아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며 "물기가 많으면 그대로 얼어 표면에 돌기가 생길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신경 써서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